내용요약 신용거래융자 비율이 높은 업종, 개인 매도세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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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동우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돌입이 오히려 증시에 불확실성 해소라는 이슈로 전환하면서 코스피가 반등을 준비한다는 의견이 속속나오고 있는 와중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변동성이 지속되는 국면에서 증시 하방을 지지해왔으나 막상 시장이 반전 기미를 보이자 매도로 전환해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19일 코스피에서 321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같은 날 외국인이 525억원 어치를 순수하게 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기관은 188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도 개인의 매도세에 밀리면서 전거래일 대비 0.34%(7.82포인트) 내린 2282.29에 장을 마쳤다.

변동성에도 하방지지하던 개미들, 매도세 전환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반등조짐을 보이는 날마다 매물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가 2300선을 회복했던 지난 13일 외국인이 223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74억원, 941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코스피가 0.5% 이상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 6일과 9일에도 개인은 각각 1030억원, 752억원 어치를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는 11조4127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10조원을 돌파한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5월까지 12조원을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6월 들어서는 증가 폭이 주춤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12일에는 11조1799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고점을 기록한 6월 12일(12조6479억원)과 비교하면 한달 사이에 11.6%가 빠진 것이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금액으로 개인의 투자심리를 추정할 수 있는 지표다.

저가매수 나섰던 개인,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점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출회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무역분쟁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지속되던 6월 이후 개인들은 매수를 늘려왔다.

개인은 전기전자(1조2000억원), 운수장비(7000억원), 화학(4000억원)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피에서만 1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매수 상위종목은 증시 조정국면에서 낙폭이 컸던 삼성전자와 한국항공우주, LG전자, 현대로템,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차 등이 포함됐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이 매수한 종목들은 공통적으로 낙폭이 큰 종목이기 때문에 매수 성격은 저가 매수일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증시 반등 국면에서 개인 차익 실현 매물 출회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거래융자 비율이 높은 업종, 개인 매도세 주의

전문가들은 증시가 반등국면에 있는 시기에는 개인의 매도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공포감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 시기에 나타난 반등을 개인들이 매도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등 대출을 통해 매수한 규모가 클 경우에는 주가하락에 대한 공포가 더욱 클 수밖에 없고 반등시기에도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0년 이후 코스피가 약 10% 내외 급락했던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반등 국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매도 우위를 보이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관찰됐다”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신용거래융자 비율이 높은 업종은 종이목재, 기계, 건설, 의료정밀, 의약품, 증권, 비금속 순이다”며 “지수 반등 국면에서 개인 신용 융자 비율이 높은 업종은 개인 매도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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