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골드만삭스·JP모건 이어 모건스탠리도 가상화폐 전문가 영입
美 SEC, 연내 비트코인ETF 승인 가능성 있어…가상화폐 제도권 편입 이뤄질까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미국 월가 큰 손들의 눈이 가상화폐로 모이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에 이어 모건스탠리도 가상화폐 전문가를 영입하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본격적인 가상화폐 투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가능성도 커지면서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디지털 자산 시장 책임자로 앤드류 필을 영입했다. 필은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에서 12년동안 일한 베테랑으로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필의 합류로 모건스탠리가 향후 가상화폐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이어 모건스탠리도 가상화폐 트레이딩 전담 데스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ETF 승인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글로벌 투자은행들 줄줄이 가상화폐 투자 ‘만지작’

모건스탠리의 가상화폐 투자 논의는 지난 4월에도 불거졌다.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모건스탠리가 가상화폐 시장에 관심이 높으며 가상화폐 트레이딩 데스크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 연구원들은 올 초 비트코인 선물 투자를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에 대한 월가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올해 월가 IB 중 최초로 비트코인 트레이딩 전담 데스크를 꾸린 데 이어 가상화폐 옹호론자로 알려진 데이비드 솔로몬 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JP모건 역시 비트코인 전담 팀은 아니지만 보다 넓은 의미의 ‘크립토 자산’ 팀을 만들고 핀테크 전문가인 올리버 해리스를 책임자로 앉혔다. 지난해 ‘비트코인은 튤립보다 더 한 버블’이라 일갈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의 태도를 감안하면 매우 큰 전향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월가 자금의 유입은 가상화폐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앞서 시가총액 8위 코인인 카르다노를 만든 찰스 호스킨슨은 “가상화폐 시장에 월스트리트 자금 수십조 원이 곧 유입될 것”이라며 “가상화폐 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했다. 샘슨 모두 블록스트림 최고보안책임자(CSO) 역시 “올해 가상화폐 시장에 큰 손들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 금융당국, 연내 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

비트코인 ETF의 승인도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비트와이즈 에셋(Bitwise Asset), 반에크 어소시에이츠(Van Eck Associates), 솔리드엑스(Solid X) 등 여러 회사들이 SEC에 상품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오는 9월 중에만 5개 상품의 승인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시장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그간 SEC는 비트코인ETF 승인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SEC는 지난달 27일에도 비트코인 억만장자로 유명한 윙클보스 형제가 신청한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를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비트코인 ETF를 출시하려면 투자자 보호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윙클보스 형제는 2013년 업계 최초로 비트코인 ETF 신청에서 고배를 마신 뒤 이번에도 SEC의 승인을 따내지 못 했다.

SEC의 신중한 모습에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영국 씽크마켓(Think Market)의 나엠 애슬럼(Naeem Aslam) 수석 연구원은 “SEC가 윙클보스 형제의 ETF를 재차 거부했지만 아직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큰 실수”라면서 “지난해 SEC가 비트코인 선물을 허가한 것처럼 ETF 역시 충분히 거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ETF 승인 가능성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SEC 임원으로 합류한 발레리 슈체파닉 가상화폐 고문도 ETF 승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처음으로 SEC에서 가상화폐 관리자로 임명된 뒤 이날 고문으로 승진했다. 앞으로 남은 5개의 ETF 승인은 사실상 그의 손에 달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슈체파닉은 앞서 가상화폐 관리자로 재직 당시 “SEC는 비트코인 백서나 관련 상품 등의 승인을 두고 검토 중에 있다”면서 “가상화폐 투자자와 시장에 도움이 되는 혁신은 기꺼이 장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허지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