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트코인 투자 피해자에겐 비트코인으로, 알트코인 투자 피해자에겐 현금으로 변제 계획"
가상화폐 시장 '술렁'
가상화폐 '비트코인'거래소 마운트곡스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크 카펠레스가 지난해 7월 11일 일본 도쿄 법무성 청사에서 열린 기사회견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카펠레스는 지난 2014년 2월 해킹으로 비트코인이 도난당했다며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그는 내부 시스템에 접근해 자신의 현금과 비트코인 잔액 데이터를 조작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의 약 1조2607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시장에 풀린다. 

14일 일본 구조조정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쿄지방법원에서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마운트곡스가 보유한 비트코인 전량을 내년 5월께 피해자들에게 나눠 줄 예정이다. 

현재 마운트곡스가 보유한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이 16만6000BTC, 비트코인 캐시 16만8000BTC다. 

전 세계에 유통되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가 각 약 1720백만BTC와 1729백만BCH인 점을 감안하면 전 세계의 약 1%에 해당하는 양이 시장에 나오는 셈이고 현 시세로 환산하면 약 1조2607원 상당의 금액이다.

회생절차로 인해 법정관리를 받는 마운트곡스는 회생계획안의 큰 틀도 공개했다. 

마운트곡스의 법률대리인단은 “투자 피해자인 채권자 그룹의 의견을 받아들여 비트코인 투자 피해자에게 현금 대신 비트코인으로 갚고, 비트코인 이외의 알트코인 투자 피해자에게는 돈으로 바꿔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대리인단은 상환방법과 관련해 “BTC채권자에게 대해서는 BTC등으로 변제하는 것이 가장 쉽고 효율적이며 은행 수수료 등 거래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면서도 “알트코인은 이동과 관련한 보안과 가격폭락에 대비하기 어렵다. 취급하는 거래소가 한정돼 있어 투자 피해를 현물인 알트코인으로 변제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회사는 채권자에게 배분할 재산이 부족해 주주에게는 분배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공표했다. 법률대리인단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스폰서 기업과의 M&A도 “채권자에 대한 변제시기가 늦어지고 스폰서 후보자가 여럿 나왔을 때 위임장 대결양상이 심해진다”며 일축했다. 

마운트곡스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회생계획안의 중요 사항를 설명하고 있다. 자료=마운트곡스 홈페이지

◆ 투자 피해자 상환 시점, 내년 5월~6월...가상화폐 시장 변동성 예의 주시

마운트콕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사는 일시에 투자피해자들에게 상환한다. 회사는 내년 5월에서 6월 사이 투자 피해자들에게 신속하게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마운트곡스는 회생절차 안내문을 통해 “투자 피해자들이 4년 동안 변제를 기다리고 있어 가급적 빠른 시일에 상환을 약속한다”며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확정시킨 후 내년 5월에서 6월경 상환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마운트곡스가 상환계획을 밝히면서 일본 현지에서는 가상화폐 시세 변동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한 때 마운트곡스의 파산관재인은 시장에서 큰 손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적지 않은 양의 가상화폐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도 관심을 갖는 상황이다. 국내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마운트곡스의 투자들에게 제대로 된 배상이 이뤄지지 않아 추이를 시켜본다”면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이미 바닥을 친 상황에서 16만BTC가 시장에 풀린다면 당연히 시세는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마운트곡스(MT.GOX)는

마운트곡스는 2010년 7월에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였다. 원래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이라는 판타지 게임에서 사용하는 카드를 거래했다가 비트코인을 취급하게 됐다. 경쟁자가 없던 시절 독점적으로 거래소를 운영, 이후 약 100만명 고객을 확보하기까지 했다. 

회사는 2011년 한 차례 해킹으로 약 875만달러(약98억원)상당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가 2013년 대규모 해킹사건으로 약 63만BTC가 출금되면서 투자피해자들을 패닉상태로 몰아넣었다. 

마운트곡스는 결국 2014년 2월 도쿄 지방법원에 파산신청하면서 "약 4억7400만달러(5349억원)의 고객 비트코인 75만개와 회사의 비트코인 10개의 소재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이 선임한 마운트곡스의 파산관재인인 고바야시 노부아키(小林信明)변호사는 투자자들에게 피해금을 상환하기 위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아 현금화하기 시작했다. 고바야시 변호사가 지난 9월 하순부터 올 3월까지 팔아치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는 약430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고바야시 변호사의 비트코인 매각이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돼기도 했다. 

이후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의 가격이 급등해 상황이 반전됐다. 투자 피해자들은 현시점에서 현금화해 배상을 받는 것보다 향후 비트코인으로 배상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마운트곡스에 대해 회생을 신청했다. 법원도 피해자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6월 22일 오후 5시를 기해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렸고 회사는 현재 법정관리를 받고 있다.

양인정 기자,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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