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번엔 가상화폐 지갑 앱 퇴출…’갑질’ 논란 불거져
구글, 이번엔 가상화폐 지갑 앱 퇴출…’갑질’ 논란 불거져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09.14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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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가상화폐 지갑 앱 3개 삭제 조치
사전 고지 없이 사라졌다 일부는 복원…구글 “이유 말해줄 수 없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구글이 지난 7월 플레이스토어에서 가상화폐 채굴 어플리케이션을 금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가상화폐 지갑 앱을 별도의 안내 없이 삭제 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자들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정책이 자주 바뀌는데다 구글 측이 삭제 이유를 비공개로 두고 있어 사실상 ‘갑질’이 아니냐고 토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IT업체인 하드포크(HardFork)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가상화폐 지갑 앱이 사라졌다. 삭제된 앱은 비트코인월렛(Bitcoin Wallet)과 비트페이(Bitpay), 코페이(Copay) 등 3개다. 이중 14일 현재 비트코인월렛은 플레이스토어에 다시 올라왔으나 나머지 두 개 앱은 검색이 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지갑 앱은 사용자가 보유한 가상화폐를 저장할 수 있는 앱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거치지 않아도 개별 관리가 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에 삭제 조치 됐던 비트코인월렛의 경우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건을 돌파했다. 비트페이와 코페이 역시 1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구글이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가상화폐 지갑 어플리케이션 3개를 사전 고지 없이 삭제 조치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낳고 있다. 구글 측이 이유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개발자들은 '사실상 갑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구글이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가상화폐 지갑 어플리케이션 3개를 사전 고지 없이 삭제 조치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낳고 있다. 구글 측이 이유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개발자들은 '사실상 갑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 구글 삭제 이유 비공개…개발사 “구글 실수일 것” 반발

구글 측은 이번 삭제 조치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플레이스토어 정책 상 개별 사례에 따른 조치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월렛과 비트페이, 코페이 모두 삭제 조치 이전에 사전 고지를 받지 못했으며, 플레이스토어에 다시 올라온 이후에도 이유를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트코인월렛을 운영 중인 로저 버(Roger Ver) 비트코인닷컴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은 가상화폐 채굴 앱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을 뿐이다. 아마 채굴 앱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구글 측이 실수로 삭제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구글이 어떤 경로에서 비트코인월렛을 채굴 앱으로 생각했는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3개 앱이 같은 소스 코드를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출시된 코페이 이후 비트코인월렛이 코페이에서 직접 포크를 통해 시장에 진출했고, 비트페이 역시 코페이와 같은 회사에서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이라는 것. 구글이 해당 소스 코드에 악성코드가 삽입됐다고 판단해 이를 합법적으로 제거했다는 것이다.

다만 개발자들은 “구글이 플레이스토어 정책을 자주 바꾸고 있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책상 허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영업을 이어가는 곳도 있는 반면 선량한 개발자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 “플레이스토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개발자들에겐 ‘갑질’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예수'로 불리는 로저 버(Roger Ver) 비트코인닷컴 CEO가 운영 중인 가상화폐 지갑 앱 '비트코인월렛(Bitcoin Wallet)'은 13일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삭제 조치됐다가 하루 뒤인 14일 오후 다시 복원됐다./사진=플레이스토어 캡처
'비트코인 예수'로 불리는 로저 버(Roger Ver) 비트코인닷컴 CEO가 운영 중인 가상화폐 지갑 앱 '비트코인월렛(Bitcoin Wallet)'은 13일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삭제 조치됐다가 하루 뒤인 14일 오후 다시 복원됐다./사진=플레이스토어 캡처

◆ 구글 ‘오락가락’ 행보, 시장 혼란 가중 시킨다?

구글은 연초부터 가상화폐 관련 정책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지난 1월 페이스북 상에 가상화폐 관련 광고를 전면 금지했고 크롬 웹스토어에서 PC에 사용되는 가상화폐 채굴 확장 프로그램을 전면 중지했다. 지난 7월에는 플레이스토어 개발자 정책을 통해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서비스 중인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를 이용한 가상화폐 채굴 앱을 전면 금지 조치했다.

문제는 이후 구글의 행보가 급격한 변동을 보였다는 점이다. 전면 중지됐던 페이스북 광고가 일부 허용되기도 했고, ‘퇴출’ 조치됐던 가상화폐 채굴 앱 역시 몇몇 앱은 조치 이후에도 영업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구글 정책이 바뀔 때마다 가상화폐 가격이 크게 요동치며 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구글은 지난 6월 페이스북 상의 가상화폐 광고를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며 방침을 선회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와 바이너리옵션(기초자산 가격이 오를 지 내릴 지를 보고 베팅하는 투자 방법)과 같은 일부 광고를 제외한 가상화폐 관련 광고는 허용됐다.

가상화폐 채굴 앱 금지 조치 이후에도 몇몇 채굴 앱이 버젓이 영업을 이어갔다는 점도 구글 정책 상의 허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의 개발자들은 구글 금지를 우회하고 채굴 기능을 숨긴 채 앱을 배포하는 방식을 통해 앱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정책을 따라 채굴 기능을 삭제한 앱이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삭제되는 일도 발생했다.

가상화폐 채굴 앱 마이너게이트(MinerGate)는 지난달 29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구글의 플레이스토어 개발자 정책 업데이트 후 앱에서 채굴 기능을 삭제했다”며 “그런데도 구글은 부적절하게 마이너게이트 앱을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내려버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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