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국이 간극을 좁히려면 머리를 맞대야 하지만 무역협상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중은 지난 5월에 두 차례, 6월과 8월에 한 차례 등 네 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으나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5월 열린 첫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이 중국 측에 전달한 140여개 요구 사항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28일(이하 현지시간)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가 워싱턴DC에서 다섯 번째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같은달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 달러 규모 대중(對中) 추가 관세 조치를 발표하자 중국이 협상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는 11월 3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아르헨티나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담판’을 지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그러나 양국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먼저 미국은 중국이 먼저 물러나지 않으면 이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구체적인 양보안(detailed list of concessions) 없이는 협상에 불참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경우 미국 측에 실질적인 논의 환경을 요구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미국이 요구하는 목록을 갖고 있지만 미국 정부를 대신할 만한 핵심 인물(point person) 선정 등 안정적인 정치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양국 모두 “물러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들이 단시간에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 관리들 역시 무역협상 개최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13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서 “11월 미·중 정상회담과 결정된 사안이 아무것도 없다”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1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무역협상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두 정상이 이야기를 나눌 사안이 많지만 회담 개최 여부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측도 마찬가지다. 또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 중 무역협상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각급 대화·소통을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이는 통상 외교적인 표현으로 미국과의 협상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솔이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