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그야말로 스타 가족의 전성시대다. 최근 SBS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TV조선 ‘아내의 맛’ tvN ‘따로 또 같이’ 채널A ‘식구일지’ E채널 ‘내 딸의 남자들4’ 등 스타 가족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스타 가족의 노출 빈도가 잦아지면서 ‘비연예인’인 이들 역시 대중의 관심과 시선을 받고 있는 추세다. 스타 가족이 연예인급 화제성을 얻게 됨에 따라 연예계에 데뷔하기 위해 수 없이 많은 오디션을 치르는 연예인 지망생들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재벌 그룹과 마찬가지로 연예계에도 금수저판이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 ‘○○의 가족’ 보다 신선한 얼굴 발굴해야

KBS2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인기를 얻은 추성훈·추사랑 부녀./사진=osen

스타 가족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들은 최근 몇 년 간 열 손가락을 접어도 셀 수 없을 만큼 급증했다. SBS ‘스타주니어쇼-붕어빵’(2009년)을 시작으로 MBC ‘아빠 어디가’(2013년) ‘슈퍼맨이 돌아왔다’(2013년) 등 가족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방송국이 제작에 뛰어들었다.

수많은 스타 가족 예능프로그램에 노출된 스타 2세들에게 진입장벽이란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유명인사인 부모를 곁에서 지켜본데다 가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찬민 아나운서의 딸 박민하, 추성훈의 딸 추사랑, 송일국의 세 아들 ‘삼둥이’ 대한·민국·만세 등이 TV뿐 아니라 수많은 광고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렸다.

스타 2세에게 그쳤던 예능 프로그램 후광 효과는 최근 스타의 아내나 남편, 또는 부모에게까지 영향력을 끼치며 파급력을 자랑하고 있다. 연예계에 데뷔하기 위해 피땀 흘리며 노력하는 이들과 달리 큰 노력 없이도 명성을 얻어 상대적인 박탈감을 유발하고 있다.

SBS '아내의 맛'에 출연한 박명수와 한수민./사진=한수민 인스타그램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은 스타 가족의 잇따른 방송 출연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SBS ‘싱글와이프’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은 한수민은 지난 8월 자신의 SNS에 직접 론칭한 미용 제품을 홍보하다 패륜 욕설을 내보여 논란이 됐다. 세습 논란의 중심에 선 한수민이 유명세를 빌려 자신의 제품을 홍보하던 중 논란을 일으킨 만큼 대중의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거세졌다. 남편 박명수는 “가족의 힘을 빌려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실력과 진정성이 우선”이라고 밝혔지만 이 발언과 상반된 한수민의 행동으로 박명수까지 곤란해졌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스타 가족이라는 이유로 스타에 준하는 잣대를 만들어 평가하는 것도 지양해야 할 부분이지만 스타 가족 역시 구설수에 오르지 않게 조심히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작은 실수도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크게 번지는 요즘 생각 없이 한 행동이 논란을 일으키고 스타에게까지 안 좋은 이미지를 씌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력 없이 명성을 얻고 인지도를 이용하는 일부 스타가족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방송사의 새 얼굴 발굴 노력이 없는 탓이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시청률이 잘 나온 흥행 프로그램을 비슷하게 복제하는 것을 그만해야 한다”며 “방송사는 참신한 기획과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스타 가족 예능, 왜 인기 있나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 중인 김종국과 어머니 패널./사진=SBS 제공

그렇다면 스타 가족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연예 관계자들은 “우리와 별 반 다를 것 없는 스타의 친숙한 일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미운 우리 새끼’는 대표적인 스타 가족 예능 프로그램이다. 출연자의 엄마가 화자가 되어 아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으로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다. 결혼 적령기를 넘어선 아들을 지켜보는 어머니들의 반응 역시 눈길을 끈다. 연예인의 부모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고 일반인처럼 울고 웃고 안타까워하는 것이 오히려 친밀감을 높이고 흥미롭다는 평가다. 덕분에 김건모, 김종국 등의 어머니는 아들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TV조선 '아내의 맛' 방송화면 캡처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의 한고은-신영수 커플 역시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스타부부다. 홈쇼핑 MD인 신영수는 한고은을 향한 다정하고 세심한 애정 표현으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아내의 맛’ 함소원과 그의 중국인 남편 진화 역시 국경과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실을 맺은 커플로 시선을 끌었다. 신혼부부의 알콩달콩한 일상과 한국과 중국의 문화가 맞부딪히는 상황을 담으며 재미를 주고 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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