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공룡’ 로엔이 카카오 품에 안기면서 음악 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단순한 독주 체제를 넘어 이른바 음악 시장의 ‘로엔 제국’이 완성됐다. 음악과 관련된 유통·투자·제작·매니지먼트 등 기존의 탄탄한 입지 위에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까지 더해지며 제국 형성의 마지막 퍼즐을 끼운 셈이다.

로엔은 음원 서비스 점유율 1위를 고수해온 멜론을 중심으로 음악 시장에서 위세를 떨쳐왔다. 멜론은 지니·엠넷·벅스·소리바다 등의 이용자를 합쳐도 못당할 만큼 과반 이상을 점유했다.

매니지먼트 분야에서도 꾸준히 몸집을 부풀렸다. 기존 소속 가수인 아이유에 2013년 씨스타, 케이윌 등이 속한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에이핑크, 허각 등이 속한 에이큐브를 품으며 SM·YG엔터테인먼트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라인업을 완성했다.  

로엔은 음악을 만들고 대중에 전달되기까지 대부분의 영역을 지배해 왔다. 다만 콘텐츠 홍보나 프로모션 등의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이제는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이 해결사 역할을 하게 됐다. 카카오는 포털사이트 다음과 모바일 대표 메신저를 중심으로 게임·금융·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 손을 뻗치고 있다.

로엔 관계자는 “과거와 같이 로엔의 비즈니스는 운영되겠지만 양사가 보유한 콘텐츠-플랫폼 간 시너지 기회들이 늘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털사이트 혹은 각종 모바일 서비스와 연계된 반사 이익 외에도 로엔이 공을 들이고 있는 빅데이터 확보에 카카오는 천군만마와 같다. 멜론은 지난 10년 간 누적된 이용자들의 음원 소비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논란이 된 음원 추천제 역시 조만간 이용자별 맞춤형 추천으로 개편시킬 계획이다. 2억 명의 가입자가 있는 카카오톡 데이터가 공유되면 더욱 세밀한 분석이 가능해진다. 세계적인 추세가 맞춤형 서비스로 쏠린다는 점에서 보면 로엔의 음악 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요소다.

해외 시장 공략은 양사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다. 로엔은 지난해 말 중국 인터넷 미디어 기업인 Letv와 제휴를 맺고 대륙 공략의 원년을 선언했다. 자회사 스타쉽의 중국 파트너 위에화엔터테인트와도 공동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음악 외에도 중국 시장을 겨냥한 영화, 드라마, 공연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비상한 관심을 두고 있다. 한류 비즈니스에 카카오 플랫폼이 동반 성장을 바라볼 수 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양사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시너지를 낼지 모르겠지만 음악 이용자들의 보폭은 분명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도 선두였지만 더 멀리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이 완성됐다”고 분석했다.

심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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