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형기자

임시완은 ‘연기 엘리트’다. 습득력이 좋고 상황 판단력도 빠르다. 타고난 재능도 있는데다가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무엇보다 외적 요인에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겠다는 의지도 굳건하다. 그 결과 드라마 ‘미생’, 영화 ‘변호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키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임시완은 새해 첫 작품으로 영화 ‘오빠생각’을 내놓고 한 단계 성장했다. 극중 전쟁고아를 모아 합창단을 만드는 한상렬 소위를 연기했다. 러닝타임 124분 동안 몰입도 있게 이야기를 이끌었다. 첫 주연으로 믿고 써준 이한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촬영 중 부상을 입어 대역을 썼다.

“다치지 않을 만한 액션 연습이었는데 피로가 누적 됐는지 빨리 낫지 않는다. 갈고리와의 액션신이 나 때문에 맨 마지막으로 밀렸다. 촬영이 지체되거나 다른 날로 더 이상 밀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냥 찍다가 또 다치면 엄청난 부담감에 더 못할 것이라는 게 자명했다. 그래서 다 찍지 못하더라도 오늘 안에 끝나는 게 모두에게 누가 되지 않겠다는 판단이 섰다.”

-선배 이성민이 연기를 현명하게 하는 배우라고 말했다.

“나는 이제 덧셈 뺄셈을 열심히 하는데 내 앞에서 미적분을 풀고 계신다. 선배님의 연기는 따라잡을 수 없다. 옆에서 보면 고차원적인 연기를 하신다. ‘연기를 잘한다’의 기준을 높여주셨다. 옆에 있으면 초라해지는데 그게 당연한 것 같다.”

-제국의아이들 멤버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가수로서는 좋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연기를 잘 해서가 아니라 연기도 못하지만 노래는 더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하하. 또 일장일단이다. 아이돌이라서 연기할 기회를 쉽게 얻었다는 게 ‘일장’이고,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일단’ 아닐까.”

-연기 경쟁력은 어떻게 키우나.

“잘 하는 사람의 연기를 오히려 보지 않으려 한다. 누군가의 연기가 뇌리에 박힐까 봐 두렵다. 그배우가 내면에서 어떤 싸움을 하고 그런 감정을 끌었는지 보는 입장에선 모르니까. 겉으로만 연기를 따라간다는 건 큰 오류라고 생각한다. 근본 없는 나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연기에 대한 해석법을 나름대로 찾고 있다.”

-영감을 주는 배우가 있나.

“변요한. 나는 배우인 척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진짜 배우다. 현장에서의 능숙함 때문이 아니라 어떤 배우로서 불안하고 위태위태한 모습에 이끌렸다. 어디로 갈지 모르는 안정적이지 않은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대감을 들게 한다. 그게 연기의 추진력이라고 생각한다. 닮고 싶다.”

-가수로서 무대에 대한 갈증은 없는지.

“무대에 대한 해소는 당분간 다른 무대로 채워보려고 한다. 영화 무대인사로. 하하하.”

-흥행을 예감하나.

“잘 모르겠다. 이제 영화 두 편을 찍은 사람이라 그런 감이 없다. 그냥 재미있게 감독과 배우들이랑 별 탈 없이 찍었다는 목적을 달성했다.”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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