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넷플릭스, 아시아시장 삼킬 공룡될까
[이슈+] 넷플릭스, 아시아시장 삼킬 공룡될까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8.11.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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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전 세계 1억 3600만 명이 유료가입자를 보유한 미국 최대 OTT(Over The Top) 서비스 넷플릭스가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단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공격적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 달에 8~14달러를 지불하면 영화와 TV프로그램,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한 없이 볼 수 있다. 이런 장점을 토대로 미국 방송업계를 삼킨 넷플릭스는 이제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리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 5년 간 매출 35% 증가..수직 상승 곡선

휴대전화, 태블릿PC, 스마트TV 등 인터넷의 성장과 함께 넷플릭스 역시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해가 지날수록 상승하는 넷플릭스의 매출이 이를 입증한다. 2014년 5조9000억 원에서 2017년 12조6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5년간 연평균 35%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삼사분기 실적 역시 상승 곡선을 탔다.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34% 증가한 40억 달러, 영업 이익은 130.4% 늘어난 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3분기에만 696만 명의 신규 가입자 수가 늘었다.

넷플릭스의 큰 장점 중 하나는 10~20대 이용자를 확보한 것이다. 유료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10~20대 이용자 비중이 41%를 차지한다. 최저가 요금제가 9500원으로 1만원에 육박하지만 오히려 젊은 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더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한달 무료 이용 이벤트를 사용 중인 한 사용자는 “한 달이 지나더라도 돈을 내고 넷플릭스를 이용할 생각”이라며 “볼 수 있는 콘텐츠가 굉장히 다양하고 편리하다.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대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 한국 콘텐츠에 눈 돌린 이유

최근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 중이다. 그 중에서도 한류의 바람을 이끈 우리나라의 콘텐츠에 손을 대고 있다. 넷플릭스가 방영권을 확보한 한국 콘텐츠만 무려 550여 개에 달한다. 투입된 제작비용은 15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넷플릭스는 총 제작비 400억 원의 tvN ‘미스터 션샤인’에 300억 원을 투입했다. 드라마의 독점적 해외 배급권을 얻는다는 조건이 따라붙었고 전 세계 190개국에 배급됐다.

넷플릭스는 CJ ENM, JTBC 등 케이블·종편 방송과 협력하며 국내 콘텐츠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또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생산 중인데,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손을 뻗었다. 유재석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와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은 시트콤 ‘YG 전자’ ‘유병재의 B의 농담’까지 제작했다.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김은희 작가와 주지훈이 만난 드라마 ‘킹덤’은 시즌1이 방영되기도 전에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천계영 작가의 인기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은 청춘스타 김소현이 주연을 맡아 제작 중이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제작비만 무려 600억 원이 투입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과 함께 영화 ‘설국열차’를 드라마로 만들 계획이다.

그 동안 넷플릭스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아시아태평양 본부에서 한국 시장을 관리해왔다. 그러나 5월 초부터 한국 상주팀을 꾸리며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한국 지사를 둘 것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으나 넷플릭스 측은 “확정된 것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통해 신규 가입자를 더 끌어 모을 계획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한국의 훌륭한 콘텐츠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 회원과 나눌 수 있도록 적극적인 스토리 발굴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제작사 대표는 “한국의 콘텐츠 생산 원가가 미국에 비해 월등히 낮기 때문에 넷플릭스에게는 좋은 투자처일 수밖에 없다. 늘 ‘돈’이 부족한 제작사 입장에서도 넷플릭스를 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 시장 균형성 흔들려..국내 플랫폼 ‘시급’ 목소리도

한국 콘텐츠들은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 되고 있는 ‘비밀의 숲’은 2017년 뉴욕타임스의 국제드라마 부문 TOP 10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의 균형성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거대 자본을 지닌 넷플릭스가 모든 콘텐츠를 독점해 미디어 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현재까지 운영되던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국내 통신사에서 운영하는 동영상 서비스의 침체는 물론이고 한국의 방송사 역시 넷플릭스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결국 거대자본에 대응하는 양질의 콘텐츠가 우리의 자체시장 내에서 나와야 한다”며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아닌 국내에서 관리할 수 있는 국내 대형 플랫폼 역시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해당 작품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