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그루밍 뜻은?
심신 취약자들 대상 성범죄 '치명적'
그루밍 뜻  '관심 집중' 3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린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학생회 날 스쿨미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성범죄 교사 처벌에 대한 문구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한 목사가 지난 수 년 동안 저지른 인면수심의 사건이 연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그루밍’ 뜻과 관련 성폭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의 한 교회 담임 목사의 아들 목사가 10대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사건이 뒤늦게 폭로됐다. 폭로에 나선 이들만 다섯 명, 전면에 나서지 않은 이들만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그루밍 성폭력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준다. 미성년자이던 시절 목사에게 추행, 강간을 당했다. 권위적인 인물의 우회적인 강요, 회유 등은 심리적으로 취약한 미성년자가 쉽사리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스승과 제자 사이니까 괜찮다며 가벼운 입맞춤부터 하자 이러면서 회유를 당했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김목사를 찾아가 수차례 ‘잘못을 뉘우치고 목사직을 내려놔라’고 요구했지만 오히려 협박과 회유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그루밍' 뜻은 용어적으로는 보통 몸단장을 말하거나, 고양이 등 동물이 자신의 몸을 핥아 털을 길들이는 행위를 지칭한다. 성범죄에선 이 '길들이다'의 해석을 차용한다. 말그대로 심신이 취약한 자에게 접근해 보살피는 듯한 행동으로 상호관계를 단단히 다져놓아 의존도를 높인 후 성적 행위를 강요, 요구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자신이 인지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거나, 또는 거절하지 못하고 순응하는 형태로 범죄가 일어난다.

사실, 이 용어는 앞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판결문에도 ‘그루밍 성폭행’으로 등장한 바 있다.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 김지은 씨가 안 전 지사에 의해서 약간 정신적으로 지배를 당하고 성적으로 길들여지는 이른 바 그루밍 상태에 놓였을 수도 있다고 지적을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