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시, 소상공인의 매출 더 많이 줄이는 역효과 발생
가맹점 수수료 인하시,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점업 일자리 창출 기대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최저임금발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카드수수료 인하시 고용 효과가 증대된다는 주장과 반대로 기업 매출 및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주장이 팽배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비진작이 내수 확대와 경제 활성화, 그리고 결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의 애로 해소 대책과 관련한 카드수수료 인하가 오히려 중·소상인들 그리고 기업까지 위기로 내몰고 있는것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카드업계는 매번 정치권에서 소상공인 대책으로 내놓는 카드수수료 인하 결과 지난 2007년 이후 10차례나 카드수수료가 인하됐다며 수익성 악화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부는 올 7월부터 밴 수수료 산정체계를 개편해 편의점, 약국 등 소액다건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했고, 수수료 상한선도 2.5%에서 2.3%로 인하했다. 내년 1월부터는 결제대행업체(PG)를 이용하는 매출 5억원 미만 영세·중소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사업자에도 우대수수료율도 적용된다. 앞서 지난 카드 수수료 개정연도였던 2015년에는 매출액 3억원 미만인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1.5%에서 0.8%로, 매출액 3억원 초과~5억원 미만인 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2.0%에서 1.3%로 각 0.7% 포인트 인하했다.

더욱이 올해가 3년마다 진행하는 카드수수료 원가를 재산정하는 기간이라 추가적인 수수인하를 두고 견해 차가 팽팽한 상태다.

최저임금 인상(10.9%)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7.46%)에 따른 주요 경제적 파급 효과 ./ 자료= (재)파이터치연구원

지난 7일 파이터치연구원 라정주 원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라는 두 가지 정책이 동시에 시행될 경우 기업의 총매출과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발표를 했다. 라정주 원장은 “최저임금 10.9% 인상과 동시에 신용카드 수수료를 7.46% 인하하면, 기업의 총매출액이 66조4000억원 감소하고, 근로자가 약 96만명 (비단순노무자 44만명, 단순노무자 52만명) 줄어든다”고 제시했다.

그는 “2019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으로 2018년 7530원에서 8350원으로 10.9%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은 심도 있게 재검토되어야한다”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할 경우 오히려 소상공인의 매출을 더 많이 줄이는 역효과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현행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신용카드 수수료의 일부인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을 판매자(가맹점)로부터 구매자(카드회원)에게 전환하여 연회비를 인상시키면 소비자의 부담증가로 카드 사용이 줄어들고, 이는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로 업황이 어두운 가운데, 카드사들도 ‘인력감축’ 이슈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최저임금제도의 취지가 흐려지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것이다.

반면,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전국투쟁본부 최저임금 인상은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투쟁본부는 5억 초과의 일반가맹점 2.3%의 카드수수료율로 대기업 0.7%와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과도한 수수료 차별의 배경에는 접대비, 조달비용, 대손비용, 마케팅비용 등 비합리적 비용의 원가 포함 등 카드사의 자영업 수탈구조를 금융당국이 방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12일 이학영 국회의원, 추혜선 국회의원, 박홍근 국회의원, 우원식 국회의원, 한국마트협회 등 상인단체 공동주최로 진행된 ‘자영업 카드수수료 인하의 경제적 효과 토론회’ 보고 자료를 통해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고용, 소비증가 등의 경제적 효과를 제시했다.

가맹점수수료인하에 따른 증가 가능 고용 인원. /자료=서민금융연구원

이날 발제로 나선 서민금융연구원 박덕배 학술부원장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가맹점 중 연매출 5억초과 100억원(음식점업 50억) 이하의 자영업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1%인하로 발생한 수수료 절감금액의 75%가량을 고용비용으로 사용했을 때, 최대 약 23만명의 고용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영업 고용시장의 특성상 많은 저숙련 일자리가 쉽게 창출되고, 취업(고용)을 통한 국가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높다는 주장이다. 일자리 창출과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율 적격비용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중소상인·자영업 단체들이 총궐기 투쟁을 선포하고 11월 13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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