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전자, 반도체 가격 하락에 작년 4분기 ‘어닝쇼크’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가격하락·수요둔화 ‘이중고’
금투업계 낙관 전망도 나와…“2·3분기 반등 여력 있다”
삼성전자, 4분기 '어닝쇼크' 충격...하반기 반등할까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을 한참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늦어도 3분기부터는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2조원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을 한참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막을 내리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대두된 반도체 위기론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것.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는 반도체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7분기만에 ‘최저’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8%, 영업이익은 28.7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12~13조원)를 한참 밑도는 10조원 대에 그치며 7분기 만에 가장 낮은 ‘어닝쇼크’ 수준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 감소는 반도체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10.74%, 1.64% 연이어 하락했다. 12월을 지나 올해 초까지도 가격 하락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전사 매출의 80% 가까이를 반도체에 의존하는 삼성전자 역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매출은 59조원,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8%, 28.71% 감소했다./그래픽=이석인 기자

◆ 반도체 슈퍼사이클 사실상 종료…올해도 반도체 전망 ‘흐림’

반도체 위기론은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 퍼지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D램을 포함한 반도체 수요가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모건스탠리의 숀 킴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시장이 최근 몇 주 새 악화되고 있다”며 “D램 수요가 줄며 재고와 가격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고 낸드플래시 역시 공급이 너무 많아 3분기부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반도체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8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2019년 D램 가격은 지난해보다 15~25%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역시 2019년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가 596억달러로 지난해보다 4% 가량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그간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이끌어 온 큰 축은 스마트폰이었고 지난해에는 가상화폐 채굴장비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든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상화폐 시장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며 “향후 대량 반도체 수요가 나타날 산업으로는 자동차 자율주행, 5G 장비 등이 거론되지만 산업 활성화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금투업계 “어닝쇼크는 맞지만…올 2·3분기 반등 여력 있다”

5G장비·자율주행차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올해 2분기나 3분기에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내년 5G장비 수요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재고 소진에 성공한다면 하반기 반도체 수급이 크게 개선되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 늦어도 3분기부터는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2조원 수준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 영업이익 개선 시점은 올 2분기”라며 삼성전자의 재고 처리 동향이 향후 반도체 수급의 키 포인트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IT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생산량 중 일부를 출하하지 못 했다. 2019년 반도체 신규 캐파(CAPA·생산능력) 투자를 줄여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재고가 원활히 소진된다면 반도체 수급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9년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긍정적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CPU 확산 및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며 수급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급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