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검찰 "조만간 위성호 행장 소환 조사" 예고
신한은행 "과거사위 결정, 뭐라 말할 단계 아냐"
조 회장 "리딩 금융지주자리 확고히 다져 갈 것"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신한금융이 생명보험 업계 6위의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거머쥔 가운데, 검찰과 법원에 남겨진 경영진 리스크로 웃지 못하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과거사위원회로부터 재수사 요청을 받은 사건의 주요 당사자인 위성호 신한은행장(60)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법무부산하 과거사위원회는 ‘신한사태’및 '남산 3억원 의혹(이명박 전대통령 관련)' 등과 관련해 신한은행측이 정권실세에게 비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놓은 바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위 행장의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위 행장의 소환에 앞서 박 모 전 비서실장, 이 모 센터장, 김 모 신한그룹 계열사 사장 등 신한은행 전·현직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뿐 현 단계에서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당시 고소,고발을 주도한 라응찬 전 회장과 이백순 전 행장이 모두 개인적인 차원에서 형사절차를 밟아 생긴 문제”라며 “그룹차원에서 특별히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는 신한금융지주나 은행이 꼭 관망할 수 만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의 입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서초동 소재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위 행장이 본격적인 검찰 수사에 커다란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전격적인 행장 교체 등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변화 과정으로 볼 때 위 행장이 고립됐다고 느끼면 예상하지 못했던 진술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사태에 대한 위성호 행장에 대한 조사는 이미 시민단체 고발로 진행되고 있었던 사항“이라면서도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그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신한 사태’는 2010년 9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직원 등 7명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다. 

위 행장은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던 2010년 10월 대학 후배이자 측근인 이모씨를 일본에 있던 송모씨에게 보내 “남산 3억원과 관련해 진술을 하지 말라”고 회유하고, 2012년 열린 공판에서 “이씨를 일본에 보낸 사실이 없다”고 거짓 증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산 3억원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시절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남산에서 3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 수사다.    

◆ 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 품고 보험업계 정상 노린다

조용병 회장의 채용비리 재판 중에 과거 ‘신한사태’까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면서 신한금융의 잠재적 리스크는 더 커지는 상황이지만 신한금융의 행보는 거침없다. 

조 회장은 지난 연말 진옥동 신임 행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고 승인받았다. 이에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는 위 행장은 잔여임기가 끝나는 3월초  물러날 예정이다. 위 행장이 물러나도 조 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재판은 올 한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회장과 은행장이 재판과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그룹은 연초부터 외형 확장에 집중하면서 계획된 사업들을 예정대로 처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영진 리스크는 있어도 경영에 차질은 없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신한그룹 외형 확대의 가장 큰 이슈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신한금융이 신청한 오렌지라이프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면서 신한금융은 생명보험 업계 6위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품에 안게 됐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의 인수로 비은행 부문의 사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오렌지라이프의 자산은 32조3500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에 이른다. 여기에 신한생명의 자산(31조2100억원)을 더하면 신한금융의 보험 자산 규모는 63조원을 웃돈다. 삼성·한화·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 규모다.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가리키는 지급여력(RBC) 비율에선 483.06%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조 회장이 채용비리 재판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금융위 승인을 위해 입체적인 경영전략을 제시했다는 게 금융업계 후문이다. 

조 회장은 17일 오전 그룹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오렌지라이프 인수는 유기적(Organic·그룹 내 시너지) 성장과 비유기적(Inorganic·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을 조화롭게 추진해온 값진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량한 재무건전성과 영업력을 갖춘 오렌지라이프의 합류로 대한민국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미래를 향한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즉시연금 문제에 대해 금감원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신임 부원장 인선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며 보험사를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일찍부터 금감원 방침에 따라 미지급금을 주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신한금융이 본격 보험사 출범을 앞두고 금감원과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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