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인제스트, 에어드랍 입력 실수로 코인 물량 급증
매도 이어지며 비트코인·이더리움 70% 이상 급락
투자자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비슷하네”
코인제스트, 전산오류로 불거진 ‘유령코인’ 의혹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가 WGTG 에어드랍 과정에서 일부 고객의 지갑으로 잘못된 코인이 입금되는 전산오류로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코인제스트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가 전산 오류로 논란에 휩싸였다. WGTG 에어드랍 과정에서 일부 고객의 지갑으로 잘못된 코인이 입금되면서 비트코인이 99만원, 이더리움이 2만원대에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 코인제스트 측은 사건 발생 10시간 만에 거래를 재개했지만 실체도 없는 이른바 ‘유령코인’이 지급됐다는 논란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19일 코인제스트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30분께 WGTG 토큰의 에어드랍 과정에서 일부 고객의 자산에 입금내역이 잘못 반영되는 전산오류가 발생했다. 당초 이날 오후 WGTG 토큰 3만개가 고객들의 지갑으로 에어드랍될 예정이었으나 WGTG 토큰이 아닌 다른 코인까지 에어드랍되는 전산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잘못 입금된 코인들을 일부 이용자들이 되팔았다는 점이다.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코인제스트에 상장된 코인 시세는 일제히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무려 75.03% 내린 99만9000원에 거래됐으며 이더리움도 84.39% 급락한 2만1000원에 거래됐다. 코즈(-77.49%), 코스모코인(-76.81%), 덱스(-73.82%), 알보스(-73.17%), 넥시(-63.70%) 등 대부분 코인이 60% 이상의 급락세를 보였다.

코인제스트에서 18일 오후 7시께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무려 75.03% 내린 99만9000원에 거래됐으며 이더리움도 84.39% 급락한 2만1000원에 거래됐다./사진=코인제스트

코인제스트 측은 18일 오후 7시께 사이트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자 모든 거래를 중단하고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정상거래가 이뤄진 마지막 시점으로 자산 및 거래정보를 복구하고 거래소 홈페이지도 19일 오전을 기해 정상 접속이 가능하다. 또 추가적인 문제 발생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코인 입출금과 원화 출금은 당분간 정지된다.

코인제스트 관계자는 “즉각 서버검점 조치를 취했고 전산오류가 발생하기 이전 시점인 18일 오후 6시 33분 18초로 자산 및 거래정보를 복구했다”며 “19일 오전 5시부터 거래가 재개됐고 코인 입출금 및 원화 출금 서비스는 월요일부터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인제스트 측의 빠른 대처로 문제가 바로잡혔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WGTG 토큰 에어드랍이 어떤 경유로 다른 코인의 에어드랍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소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소 실수로 잘못 입금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다른 거래소 지갑으로 옮겨 원화 출금까지 한 경우가 확인된다면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산 입력 실수라는 점에서 지난해 4월 발생한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 6일 당초 계획한 배당 규모를 뛰어넘는 28억1000만주를 실수로 입력했고, 이 과정에서 직원 16명이 잘못 배당된 주식 501만 주를 매도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 A씨는 “(코인제스트 사례는) 대충 봐도 삼성증권 사태와 거의 같아보인다”며 “삼성증권 사태를 기준으로 본다면 거래소 내에서 거래만 한 경우에는 (사고 발생 이전 시점으로) 롤백하면 마무리될 부분이지만 본인 코인도 아닌걸 받아서 팔고 출금까지 한 사람은 민사상 손해배상 뿐만 아니라 형사 고소를 당할 수도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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