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위례, 검단, 운정 등 수도권서 3만여 가구 분양 예정
지난해 연말 ‘대어’였던 위례는 올해도 웃고, 검단은 운다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2019년 분양시장의 활황 여부를 가를 가늠자가 ‘2기 신도시’가 될 전망이다. 올해 수도권서 쏟아지는 주요 분양 물량이 검단신도시, 위례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등 2기 신도시에 집중된다. 2기 신도시 내에서도 분양 성적에 따라 웃고 우는 곳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2기 신도시는 지난 2003년부터 건설된 신도시들을 말한다. 서울 집값 폭등을 막는다는 취지로 인천 검단, 서울 송파(위례), 경기 김포(한강) 등 12곳이 선정됐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위례신도시와 검단신도시에서의 청약 성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하는 한 단지는 견본주택을 열었다는 이유만으로 아파트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반면, 검단신도시에서 올해 첫 분양을 진행한 건설사들은 잇달아 ‘청약 미달’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기 신도시 주요 분양 단지. 표=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 올해 2기 신도시 주요 분양 단지는 어디?

28일 금융투자업계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는 약 7만4000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에서 14만 가구 공급이 계획돼 있다. 지난해 수도권 공급 비중이 51.5%에 그쳤던 반면, 올해는 이 수치가 60%(계획 물량 기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주요 공급 지역은 2기 신도시에 몰렸다.

올해 위례신도시에서 대기하고 있는 분양 물량이 많다. 지난해 GS건설이 ‘위례포레자이’로 포문을 연 위례에는 △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북위례’ △우미건설 ‘우미린 1차’ △계룡건설 ‘계룡리슈빌(가칭)’ △중흥건설 ‘중흥S클래스’ 등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당초 연말 분양을 계획했다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연기 등으로 인해 올해로 넘겨진 물량들이 대부분이다.

인천 검단신도시에서도 대우건설, 동양건설산업, 대방건설 등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간다. 대우건설은 올해 검단 분양 물량 중 가장 규모가 큰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를 2월에 분양한다. 동양건설산업도 2월 중으로 887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을 세웠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올해 4월 분양 예정인 ‘운정 중흥S-클래스’의 분양 규모가 1262가구로 가장 크다. 2월부터 5월까지 꾸준히 신규 물량이 쏟아진다.

GS건설은 지난해 12월 21일 ‘위례포레자이’ 견본주택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자이갤러리에 열었다. 당시 오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려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 사진=김서연기자

◆ 앞서 희비 갈린 두 곳…위례 웃고 검단 울고

이에 앞서 2기 신도시서 청약을 진행한 위례와 검단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앞으로 이 지역서 이어지는 신규공급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례의 경우 하남권보다 송파권에 속하는 단지들의 인기가 위례포레자이만큼 높을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군 북위례 첫 분양 ‘위례포레자이’의 경우, 487가구 모집에 6만3472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무려 130.33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최고 경쟁률도 242.67대 1에 달했다. 당첨가점도 상당히 높았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위례포레자이의 당첨가점은 최저 51점, 최고 79점이다. 84점이 만점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셈이다.

반면 검단신도시 청약시장은 정반대의 분위기를 보였다. 올해 검단서 첫 분양 포문을 연 한신공영 ‘검단신도시 한신더휴’와 우미건설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 퍼스트’가 청약 미달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올해 검단서 예정된 후속 분양 물량에도 부담을 키우는 상황이 됐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올 한해에만 검단신도시에서는 1만1948세대가 쏟아진다.

GS건설 위례포레자이 투시도. 사진=GS건설

◆ “2기 신도시 분양 시장, 지난해와 비슷·검단은 위축”

올해 2기 신도시 분양 시장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일부 지역의 경우 지난해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기 신도시에 수도권 분양물량이 집중된 이유는 아파트를 지을 곳이 당장 이 곳 뿐”이라며 “서울은 재건축 말고는 땅이 없고, 3기 신도시는 지정만 된 상황이어서 2기 신도시의 분양에 대한 청약 성적, 흥행여부 등은 지난해와 동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 역권과 신설 예정지를 포함한 역세권, 해당 지역 내의 중심지역과의 거리, 현 시점에서의 해당 지역의 인프라 구축 정도 등에 따라 청약 경쟁률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분양가는 HUG의 분양가상한제에 걸리는 부분이라 수도권에서는 걸림돌이 아니고, 청약 당첨만 되면 억대의 시세차익이 주어지는 로또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기 신도시 내에서도 지역적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위례나 판교는 그 자체만으로 형성된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일반 분양 물량도 흥행에 큰 걱정이 없지만 검단은 특수성이 있어 상황이 다르다”며 “검단은 지난해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건과 업무지구인 스마트시티 개발건이 다 무산됐고 전매제한기간도 1년에서 3년으로 늘었으며 주변에 3기 신도시가 생기면서 청약 수요를 흡수해 버린 여러 악재들 때문에 분양시장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로또아파트’라는 말이 나오지만 2기 신도시는 지역적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서울과의 인접성이 많이 떨어지는 파주 운정신도시나 아직 인프라 등 딱히 내세울 것이 없는 검단, 강남근접성이 높은 위례를 ‘2기 신도시’ 분양으로 묶어서 한 번에 평가하면 편차가 굉장히 심하다”고 평가했다.

2기 신도시 중에서도 검단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검단신도시의 경우 수요자들이 좀 더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있는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수도권 지역 입주물량이 올해 많아서 공급 증가에 따른 영향도 분양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고 전매 제한 등 여러 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