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대웅 기자] SK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K는 에너지·반도체·통신·바이오에 이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동차용 부품과 소재,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의 껍데기(차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토털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SK는 자율주행과 전기차 시대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 SK그룹 핵심 4개 계열사는 각자의 역할에 맡게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동차와 초고속 통신망을 연결(5G 통신)을, SK하이닉스는 자율주행과 전기차 시대 막대한 데이터 처리를 위해 차량용 D램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집중 투자로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SKC는 자동차 경량화와 사고 시 피해를 줄이는 각종 필름지 개발에 힘쏟고 있다.

◆ 'CES 2019'에 SK 계열사 대거 참여

SK의 이런 노력은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서 드러났다. SK그룹 관계사들은 올해 처음으로 공동 부스를 마련하고 SK그룹이 준비 중인 모빌리티 기술을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뽐냈다.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CES에 참가해 모두 2곳에 전시 부스를 꾸린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용 고성능 감지장치(라이다)와 HD맵 업데이트 등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동시에 SM엔터테인먼트와 공동부스에선 홀로박스(HoloBox)·옥수수 소셜 가상현실(VR) 등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5G 미래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를 전시했다. LiBS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또한 휘어지는(벤더블) 스마트폰의 중요 소재로 꼽히는 투명 PI필름 '플렉시블 커버 윈도(FCW)'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모빌리티'를 주제로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에 필수적인 차량용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전시했다. 이어 차량과 테이터센터간 통신과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는 D램·고대역폭메모리(HBM)·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nterprise SSD) 등도 공개했다.

SKC는 자동차 케이블 경량화에 유리한 'PCT필름'과 자동차 유리 파손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유리 접합 'PVP필름' 등을 선보였다. 또 전기차 배터리의 무게를 줄여주는 방열소재 '그라파이트 시트'와 전기차 내 전력반도체에 쓰는 '탄화규소(SiC)', 친환경 폴리우레탄 내장재 등도 전시했다.

◆SK그룹 "완성차 아니라 모빌리티 전반에 투자"

SK는 관계사와 협력 이외에도 유사 경쟁 업체와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단적으로 SK텔레콤은 최근 싱클레어 및 하만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싱클레어는 북미 최대 지상파 방송 사업자이며 하만은 세계 최대 오디어 및 차량용 전자장비(전장) 업체다. SK텔레콤은 5G 기술을 이들 콘텐츠와 결합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트템과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SK는 공유경제 시장에도 뛰어 들었다. SK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그랩'에 지난해 초 800억원대 지분 투자를 했다.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는 SK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이 대규모 투자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완성차 시장에 뛰어들었다기 보다는 이동성 시장(모빌리티) 전반에 투자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라며 "기존 반도체, 통신, 소재 산업 등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대웅 기자 bdu@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