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뺑반’(30일 개봉)은 한국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카레이싱 영화다. 게다가 한국영화에서 처음으로 뺑소니 범죄를 소재로 한 점 역시 신선하다. 그러나 과한 캐릭터 서사와 드라마적 요소가 매력을 오히려 반감시킨다.

‘뺑반’은 JS 모터스 의장 정재철(조정석)을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활약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영화다. 엘리트 경찰 은시연(공효진)이 뺑반으로 좌천되면서 에이스 순경 서민재(류준열)을 만나 협업하는 내용이 그려진다.

‘뺑반’의 매력은 캐릭터 열전이다.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한다. 류준열은 극 중 서민재 역을 맡아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를 강약을 조절한 연기로 표현한다. 캐릭터의 이중적이고 다양한 모습을 한 층 성장한 연기력과 에너지로 소화한다.

영화 '뺑반' 리뷰

조정석은 생애 첫 악역 정재철을 섬세한 연기로 소화한다. 말을 더듬는 설정부터 분노에 가득 찬 눈빛 연기까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정재철에 이입된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효진과 염정아, 전혜진의 연기 역시 빛을 발한다. 공효진은 거침없는 성격의 은시연 역과 꼭 맞는 연기를 펼치며 몰입을 높인다. 염정아, 전혜진 등 카리스마 있는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도 눈 여겨 볼만하다. 기태호 검사 역의 손석구는 허술한 매력이 느껴지는 캐릭터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드라마틱한 카 액션 역시 영화의 묘미다. 실제 레이서들이 동원돼 촬영된 F3 주행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또 류준열과 조정석 등 출연배우들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운전한 만큼 실감 넘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자동차의 동선과 속도감이 담긴 추격전과 레이스 신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뺑반’은 류준열이 언급한 것처럼 1부와 2부가 나뉘어져 있다. 2부에 접어들면서 서민재의 과거사가 공개되며 신파적인 설정이 더해진다. 서민재와 아버지의 뭉클한 사연이 대표적이다. 범죄액션 장르에 신파적인 요소를 더한 것도 모자라 캐릭터들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사연을 부연하다보니 전개가 늘어진다. ‘뺑반’ 팀은 제쳐두고 서민재 캐릭터에만 초점을 맞춘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범인을 잡으면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기존의 범죄오락액션물과 다른 결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러닝타임 133분. 15세 관람가.

사진=쇼박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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