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용수 할머니 "일본사죄 꼭 받아낼 것"
참가자들 김복동 할머니 영상에 눈물 터트려
1일 김복동 할머니의 영면식이 진행됐다. 식장에 들어오고 있는 할머니의 영정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지난달 28일 타계한 위안부 김복동 할머니의 영면식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전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일역에서 영하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1000여 명의 추모객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수행됐다.

영면식에 앞서 역시 위안부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이용수 할머니는 소녀상 옆에 앉아 “우리는 죄가 없다. 힘없는 여성들이 포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 끌려간 피해자일 뿐이다”라며 “김복동 할머니를 대신해 망언만 하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울부짖었다. 비통했지만 단호한 음성이 퍼지면서 추모객의 한탄과 눈물, "사죄하라"는 구호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영면식에 앞서 소녀상 옆에 앉아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말하는 위안부 이용수 할머니

시민운동가인 최광기 씨의 진행으로 시작된 영면식은 시민 놀이패인 바닥소리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묵념과 추모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에서는 증거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망언에 분노한 김복동 할머니가 “내가 살아 있는데 증거가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참여자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이어 추모사가 진행됐는데 권미경 연세대의료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추모사를 낭독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권 위원장은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손만 잡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고 말하며 “대장암에 투병하던 할머니가 오래 살아서 일본의 사죄를 듣고 말겠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며 울부짖었다.

이해성 극단 고래대표는 “수요집회에 처음 참여했을 때 할머니를 뵙고 일본의 야만적이고 행위에 분노했다“며 매주 수요집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또 ”할머니가 죽고 싶어도 억울해서 못 죽겠다는 말씀에 할머니의 타들어 가는 마음을 느꼈고 가슴 아팠다“라며 할머니를 회상했다.

참가자들이 고 김복동 할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호상 인사에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우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뒤를 이어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는 통장을 털어 장례비용까지 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기부하고, 장례비용까지 재일조선학교 아이들을 위해 기부해달라고 말씀하셨다“며 할머니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우리는 할머니를 잊어선 안 된다. 전범자들을 처벌하라 피해자들의 인권을 회복시켜라”  영면식은 이렇게 마쳤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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