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남양유업 배당성향 17%, 상장사 평균 33.81%
남양유업 연구개발비율, 0.5%대…경쟁사 매일유업 1% 안팎
'영업직원 막말 음성파일'로 불거진 강압적 영업행위에 대해 지난 2013년 5월 남양유업 임직원들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국민연금은 최근 남양유업에 대해 배당금을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만 이득을 본다는 이유로 거절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배당성향과 연구개발비율이 경쟁사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나 업계 안팎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2015~2016년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3%대에 불과했다. 2017년에는 17%로 올랐지만 이는 그해 순이익이 50억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현금배당금도 2011년부터 보통주는 1주당 1000원, 우선주는 1050원으로 유지해왔다. 공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시점인 1998년(750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이 33.81%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짠물배당'을 한 셈이다.   

이처럼 남양유업의 짠물배당이 수면으로 떠오른 배경은 지분 6.6%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지난 7일 “배당 정책을 담당할 심의위원회를 설치하라”며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를 실행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2016년부터 과소 배당 문제를 지적하며 남양유업의 재무제표 승인에 반대표를 던져왔다. 지난해 5월에는 ‘저배당 블랙리스트 기업’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최대주주(51.68%) 및 특수관계인(2.17%)의 지분율이 총 53.85%로 배당을 확대한다면 이들만 혜택을 보게 된다”며 “지분율 6.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주권익을 대변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남양유업은 배당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는 인색하면서도 오너 및 경영진에겐 수억대 급여를 제공했다.

남양유업 연구개비용. /금융감독원

◆짠물배당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에겐 통큰 연봉 지급

남양유업 등기임원 총보수는 2015년 28억8200만원, 2016년 31억4700만원, 2017년 27억8500만원 수준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이사회로부터 26억8000만원을 승인받았다.

또한 홍원식 회장은 2015년 16억2000만원, 2016년 18억8000만원, 2017년 16억2000만원을 가져갔다. 지난해엔 16억2000만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의 경우 지난해 급여는 9억원에 불과했다.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은 4억5000만원이다.

무엇보다 9200억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율도 낮았다. 지난해 3분기엔 0.55%에 불과했으며, 2017년엔 0.53%였다. 이 기간 경쟁사 매일유업은 0.90%, 1.04%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의 배당정책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오너 배당잔치가 문제라면 차등으로 지급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곳간에 현금을 쌓아두려는 속셈 외엔 달리 해석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2017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 750원, 일반주주 800원의 차등배당제를 적용했다. 2016년 실적 부진으로 인해 일반주주들의 배당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경영진이 이를 책임지겠다며 차등배당을 도입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차등배당은 올해 주총까지 3년간 이어졌고, 변수가 없으면 앞으로도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펀드평가기관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 2017년 회계연도를 기준 28개 기업이 차등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차등배당은 적은 비용으로도 시가 배당률을 올리는 효과가 있어 주가상승으로 이어진다. 오너 입장에서도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면 이미지 제고, 투자유치 등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중론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일유업 오너 연봉과 비교하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며 “차등배당제 적용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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