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북한, 할롱베이 관광 산업 벤치마킹 의지 엿보여
할롱베이, 2011년 세계 7대 자연 경관에 뽑혀
베트남, 관광 산업 개방 및 투자에 적극적

[한국스포츠경제 조재천 기자] 할롱베이가 세계 관광객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제2차 북미 정상 회담을 위해 베트남에 방문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수행단 중 일부 인사들이 27일 할롱베이를 찾았다. 할롱베이는 앞서 김일성 주석이 1964년 베트남 방문 당시 들른 바 있다. 북미 정상 회담이 열리는 이날 오전, 북한 수행단 20여 명이 이곳을 찾은 목적에 관심이 집중됐다.

할롱베이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그들이 이곳에 방문한 것은 북한이 개발하려는 관광 단지 조성 사업과 관련 있을 거라는 견해가 다수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이 개혁·개방 정책으로 일궈낸 성과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북한이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 회담 일정 이후 베트남 경제 시찰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개혁·개방 정책으로 급속 경제 성장 이룬 베트남 /연합뉴스

◆ ‘도이머이’ 정책

베트남은 1986년부터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 정책’을 추진해 왔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베트남이 오늘날 연평균 6%대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기까지 할롱베이를 중심으로 한 관광 산업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베트남은 관광 산업을 위한 개방과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말에는 할롱베이로 연결되는 전용 고속도로를 개설해 수도 하노이에서 접근하기가 한층 수월해졌다.

해마다 100만여 명이 찾는 이곳은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현재 베트남의 관광 산업은 전체 경제 규모의 약 10%를 차지한다. 급속도로 성장한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베트남 정부의 관광 산업 투자가 지속된다면 할롱베이 관광 상품의 경쟁력은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 경관 중 하나인 할롱베이 /연합뉴스

◆ 세계 7대 자연 경관

할롱베이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110km쯤 떨어진 항구 도시 하이퐁에 있는 만(灣)이다. 바다 앞으로 2천여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펼쳐져 있고, 각종 기암괴석과 석회 동굴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할롱베이는 2011년 제주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 경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베트남 여행에서 할롱베이 크루즈 여행은 예부터 가장 인기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수도 하노이에서 당일로 다녀올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한다. 할롱베이는 다낭과 함께 한국 관광객들이 베트남을 방문할 때 가장 많이 찾는 휴양지다. 스카이스캐너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해외로 향하는 항공편 중 베트남 하노이는 2018년 기준 전년 대비 항공권 요금이 -23%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도시다. 이른바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특성상 할롱베이를 찾는 발걸음이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제2차 북미 정상 회담에 나선 양국 정상 /연합뉴스

◆ 북미 정상 회담 특수

지난해 싱가포르는 자국에서 열린 제1차 북미 정상 회담으로 관광 특수를 짭짤하게 누렸다. 싱가포르 관광 진흥청에 따르면 북미 정상 회담이 열린 6월 한 달간 싱가포르를 찾은 관광객이 전년 동월보다 11.2%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이에 베트남 정부도 제2차 북미 정상 회담에 따른 관광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관광청은 자국을 찾은 해외 취재진에게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유명 관광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국 취재진이 베트남의 여행지를 알리는 홍보 대사 역할을 해 줄 거라는 믿음 혹은 바람이 저변에 깔려 있다. 북미 정상 회담 특수가 기정사실화되는 만큼 북한이 눈여겨보는 관광지 할롱베이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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