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신정원 기자] 4차 산업 혁명의 영향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상용화되면서 그 흐름이 엔터테인먼트에도 흘러들어가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이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 인터넷 기반의 지식 정보가 중심이 되던 3차 산업혁명(정보 혁명) 시대에 지능(AI, SW) 정보(빅데이터, IoT 등)가 접목돼 사물을 지능화하는 시대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혁명의 바람은 엔터계에서도 화두다. 증강 현실(VR), 인공지능(AI)를 접목한 브랜드 마케팅이 등장하는가 하면 4차 산업 혁명의 흐름을 따라 스마트폰이나 PC로 시청하기 편한 웹드라마 등의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니스프리 제공

■VR과 엔터 산업의 만남
4차 산업 혁명의 영향으로 아티스트와 가상현실(VR)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2018년 방탄소년단(BTS) 월드 투어 콘서트에서는 포토 부스 'BTS 스튜디오'가 눈에 띄었다. BTS와 국내 IT업체 LG와 협업해 만든 이 스튜디오는 가상의 공간에서 팬들이 원하는 멤버와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공연 기간 동안 LG전자가 SNS를 통해 공유한 'BTS 스튜디오' 콘텐츠는 한 달여 동안 6200만 뷰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한창희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은 "BTS 월드 투어와 연예한 마케팅을 통해 젊은 층과 소통할 수 있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VR 콘텐츠 작업은 가요계에서 특히 활발하다. 소녀시대 멤버 윤아는 '이니스프리 VR' 영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었다.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 역시 '스타데이트 with 아이린'이라는 콘텐츠로 가상현실을 경험했다. 

4차 산업 혁명 흐름에 따라 음악 플랫폼의 환경도 다라졌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멜론은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탑재,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제욱 카카오 CMO(Chief Music Officer) 부사장은 지난해 '대한민국 퍼스트 브랜드 대상-온라인 음악 부문'으로 선정되면서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음악 및 문화콘텐츠 가치를 더욱 드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가상현실의 새로운 도전은 영화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잠실 롯데타워에는 국내 최초 가상현실 전용 극장 'VR 퓨처 시네마'가 개관했다. 말 그대로 VR 전용 영화관이다. 24석의 작은 규모지만, 가상현실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신세계를 선사한다. 이러한 산업이 발전한다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더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웹드라마 '에이틴' 포스터, 넷플릭스 '킹덤' 포스터

■웹드라마 등 랜선라이프 활발
웹드라마, 넷플릭스 등도 4차 산업 혁명의 영향을 받은 결과물이다. 이전의 콘텐츠들이 많은 제작비로 만들어졌다면, 이제는 저예산으로 스마트폰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인기다. 방송가는 TV라는 한정된 플랫폼이 아닌 웹드라마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2014년에 10편밖에 되지 않았던 웹드라마는 2015년 51편으로 늘어나는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JTBC 드라마 'SKY 캐슬'로 얼굴을 알린 아역 배우 김보라, 찬희, 김동희 역시 차기작으로 웹드라마를 선택했다. 10분이 채 안 되는 짧은 드라마지만 파급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 지난 2015년 방송된 '드림나이트'의 경우는 중국, 태국에 수출돼 전 세계 누적 클릭 합산 1억 4천만 뷰를 넘겼다. 높은 조회수, 화제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신인 배우, 감독, 작가들에게는 더더욱 좋은 무대가 된다. 

극장으로 한정됐던 영화계는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도로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넷플릭스를 접속하는 순간 미국 드라마를 비롯해 수많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특히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시작으로 예능 '범인은 바로 너', 드라마 '킹덤' 등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가 제작되면서 국내 이용자들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국내 배우들의 활동 반경을 더더욱 넓히는 계기가 됐다.

가요계는 유튜브 플랫폼에 집중한다. 유튜브를 통한 음악 콘텐츠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높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조회되는 콘텐츠는 유명 가수의 노래나 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는 커버 영상이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K-POP 문화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유튜브다 보니 국내·해외 팬들이 본인이 응원하는 가수의 커버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것. 그룹 방탄소년단의 정국 역시 꾸준히 커버곡을 올려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처럼 엔터 산업은 국한된 플랫폼에서 벗어나 새로운 무대에서 다양한 연령층을 사로잡고 있다.

최영일 문화 평론가는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면서 웰메이드와 B급 분류가 허물어지는 시장 교란 현상이 나타나겠지만, 그럼에도 까다로운 고객의 눈 높이에 맞춰 더 혁신적으로 변해간다는 점에서 변화는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넷플릭스, 유튜브 등이 새로운 플랫폼이 아티스트들에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거라 본다. 잘한 것과 못한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영악한 평가가 이어지겠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을 추구하는 아티스트들에겐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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