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카드 수수료, 대형가맹점 협상 기준점 되나… 이통사·마트는?
현대차 카드 수수료, 대형가맹점 협상 기준점 되나… 이통사·마트는?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9.03.1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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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수료, 대형가맹점 협상 선례 남겨
신한카드와 현대자동차가 대국민 편의 제고 차원에서 가맹점수수료율 합의를 13일 완료했다. /사진=연합뉴스
카드사들이 현대차와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협상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카드사들이 현대자동차가 기존 제시한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이동통신사·마트·항공사 등 대형가맹점 수수료 협상의 기준점이 될지 주목된다.

사실상 카드업계의 ‘투항’으로 결론이 난 가운데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역진성 해소도 차질을 빚는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이날 신한카드와 수수료율 협상을 마무리했다.

앞서 신한·삼성·롯데카드는 현대차의 조정안으로 이른바 역진성을 해소할 수 없다며 가맹 계약 해지를 불사하고 마지막까지 버텼으나, 결국 지난 11일 현대차의 제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현대차에 백기를 든 셈이다.

만약 협상 불발 시 소비자는 현대차를 카드로 살 경우 다른 카드를 발급해야 하는 불편 우려도 커졌었다. 이에 신한카드도 대국민 편의 제고 차원에서 현대차와 가맹점수수료율 합의를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 1월 말 현대·기아차에 0.1%포인트 이상을 올린 1.9%대를 제시했고 이후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업황 부진을 이유로 들며 동결 수준인 0.01~0.02%포인트의 인상률로 맞섰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가 현대·기아차가 각 카드사에 0.05%포인트 안팎의 인상폭이 반영된 1.89% 수준의 조정안을 제시했고, 일부 카드사들이 이를 수용했다.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카드가 1.89% 안팎으로 현대차와 수수료 협상을 타결 지었고, 지난 11일에 BC카드도 현대차의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현재 연매출 500억원 초과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이 1.94%인데 이보다 낮은 수준의 인상률을 적용해 협상을 진행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의 협상에서 0.1% 포인트 내외로 타결된 인상률이 통신사, 대형마트, 항공사 등과의 협상에서도 기준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신3사의 경우 0.2~0.3%포인트 인상된 2.0~2.2% 정도의 결제수수료율을 통보받은 상태다. 이에 통신3사는 인상률이 지나치게 높고, 오히려 인하될 필요성도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지난달 카드사들로부터 결제수수료 인상 통보를 받았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문제는 현대차와 같은 대형가맹점과 카드업계간의 수수료 갈등이 대형마트, 통신사, 백화점, 항공사 등 또 다른 대형가맹점에서도 수수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소비자 피해로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와 대형마트의 경우 카드 결제 비중이 매우 높은데다 일회성이 아닌 수시 결제여서 대치국면으로 가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연이은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알짜카드 단종, 무이자할부 및 혜택과 같은 부가서비스 축소 등 소비자 불편은 현실화 되고 있다.

또 현대차와 카드사 간의 협상 수수료율 선례는 남은 이동통신사·대형마트·항공사의 수수료도 결국 역진성 해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26일 정부가 발표한 가맹점수수료체계 개편 안은 금융당국, 가맹점, 소비자(카드회원), 카드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가맹점수수료의 역진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방안이다.

하지만 대형가맹점과 카드사간 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 우월적 지위에 대한 눈치 보기나 일부 카드사가 적격비용을 낮게 산정해 대형가맹점에 여전히 혜택을 줬다면 금융당국의 제재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가격 결정에 있어 합리성과 공정성, 위법성 여부는 금융당국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점검할 예정”이라며 “대형가맹점은 가맹점 계약해지나 카드거래 거절 등으로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거나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업계 또한 가맹점수수료체계 개편취지에 따라 회원 및 가맹점에 대한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는 등 비용절감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대형가맹점은 이번 가맹점수수료 개편 취지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해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