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주류, 지난해 영업적자 500억원 수준
잘나가던 롯데주류 맥주사업, 부진 이유는
롯데칠성음료 주류BG부문 대표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 /롯데주류BG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김태환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적자의 늪에 빠진 주류사업부문을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주류BG는 4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직전 분기에도 209억원의 적자였다.

롯데주류BG의 영업이익을 연도별로 보면 2013년 691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 449억원, 2015년 452억원, 2016년 274억원, 2017년 -394억원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영업적자가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악화의 원인은 ‘맥주’다. 2014년 4월 ‘클라우드’를 내놓으며 관련 시장에 진출했지만 업계 점유율 1위 오비맥주 ‘카스’와 수입제품 공세에 밀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롯데주류BG 맥주, 카스에 밀리고 수입산에 치이고

롯데주류BG 맥주 사업이 처음부터 꼬인 것은 아니다. 출시 당시 ‘발효 원액에 추가로 물을 타지 않은’을 강조하며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일각에서는 품귀현상이 일었을 정도. 게다가 자사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과 클라우드를 섞은 폭탄주로 인해 ‘구름처럼’이란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한국 맥주(라거)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라는 프레임까지 씌워지면서 반사이익도 누렸다.

하지만 클라우드는 업소에서 오비맥주 ‘카스’의 벽을 뚫지 못했다. 일반 가정에서는 ‘만원에 4캔’ 행사가 상시화된 수입맥주에 밀렸다. 뿐만 아니라 고급화 전략을 취한 수제맥주 열풍까지 가세하며 동력을 잃었다.

롯데주류BG는 2017년 6월 ‘깔끔한 목 넘김’을 강조한 라거 맥주 ‘피츠 수퍼클리어’를 출시해 반전을 꾀하고자 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참패했다.

경쟁 과열로 인해 2013년부터 맥주 시장 점유율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롯데주류BG는 6% 수준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주류 공장 평균가동률 역시 2016년 68%에서 2017년 63.3%, 지난해 3분기 말 55.8%까지 하락했다.

◆김태환 대표, 롯데주류BG 맥주 소방수 역할 맡아 

롯데주류BG 맥주사업 부진은 결국 이종훈 전 대표의 퇴임(지난해 12월)으로 이어졌다. 자연스레 김 대표에겐 실적 개선이란 특명이 떨어졌다.

김 대표는 2020년까지 맥주 시장 점유율 17%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롯데주류BG는 지난 1월 산재돼 있던 조직을 ‘맥주부문’으로 통합했다. 이어 ▲국내맥주마케팅 ▲맥주유통지점 ▲맥주수퍼지점 ▲맥주 FM ▲수입맥주마케팅 등 4개 팀을 구성했다.

롯데주류BG 관계자는 “영업적자가 발생한 이유는 2015년부터 약 7000억원을 들여 맥주2공장을 건설했기 때문”이라며 “고비용의 투자를 단행해서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산 맥주의 부진은 업계 전체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클라우드와 피츠는 각각 6년차, 2년차에 불과한 제품이기 때문에 롯데주류BG가 맥주사업을 못한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츠의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매출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브랜드 강화를 위해 더욱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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