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풍부한 현금자산에도 배분 미흡…주총 반대표 행사로 단체행동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현대홈쇼핑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배당확대 등 주주 가치개선을 위한 사안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VIP자산운용 등이 최근 현대홈쇼핑을 상대로 주주 요구사항 등을 제시했다.

이들 투자업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의 하락, 풍부한 현금 자산에 비해 미흡한 자본 배분, 이사회 구성원의 역할 소홀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증대 등을 요구했다.

현대홈쇼핑은 무차입 경영,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차입금이 없으며, 부채비율은 19.6%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순현금성자산은 7619억원에 달한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총 222억원의 현금배당(보통주 1주당 1900원)을 결정했지만 배당성향은 13.33%에 그쳤다. 2017년엔 총 199억원(1주당 17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배당성향이 16.22%를 기록했다.

올해 정기 주총에는 현대홈쇼핑 대표이사인 정교선 부회장과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등 중요 안건이 상정됐다. 이에 투자회자 업체들은 28일 열릴 현대홈쇼핑 정기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돌턴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정기 주총에 앞서 자신들에게 동조할 표를 결집하고자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한 권유행위에 나섰다.

돌턴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현금배당을 포함한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 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등 안건에 반대하기로 했다. 돌턴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현대홈쇼핑 지분을 각각 2.5%, 0.14% 보유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지분 3%대를 들고 있는 VIP자산운용도 최근 정교선 부회장 앞으로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VIP자산운용은 원하는 방향의 답변을 얻지 못하면 주총에서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등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방침이다.

작년 9월 분기보고서 기준 현대홈쇼핑 최대주주는 지분 25.01%를 보유한 현대그린푸드로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한 지분은 40.84%다. 이어 국민연금이 지분 11.38%를 갖고 있다. 현 지분 구조로만 보면 이번 주총에서 현대홈쇼핑 이사 선임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의 공세를 계기로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GS홈쇼핑은 2014년 이후 주당 배당금을 올리고 배당성향을 40% 전후로 유지했으나 현대홈쇼핑은 2014∼2018년 배당성향이 평균 20%에 그쳤다”며 “홈쇼핑 본업에서 양호한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배당 여력이 충분한 만큼 이번을 기회로 적어도 경쟁업체 수준의 배당 등 주주가치 증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향후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고 답했다.

장은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