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세계 첫 5G 스마트폰 10만대 팔려...5G에 높아진 관심
통신 불안정, 무제한 요금제 등 불완전한 5G 상용화
VR·AR과 같은 실감형 콘텐츠 부족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이달초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 내고 5일부터 일반 고객의 개통까지 이어졌지만 완전한 5G 상용화의 안착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첫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주말 동안 10만대가량이 판매됐지만 5G 서비스 신호 불통과 이통사들의 ’무늬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 여러 문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SM타운 '케이팝 스퀘어' 외벽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5G 단말기 광고 / 사진=연합뉴스

◆ ‘세계 최초’ 5G에 높아진 관심...10만대 조기 개통

이통 3사는 당초 5일로 5G 상용화를 예정했지만 미국의 버라이즌이 4일 상용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에 3일 오후 11시 서둘러 일제히 개통을 시작했다.

이어 세계 첫 5G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LTE 서비스에서 5G로 전환하거나 새롭게 5G 서비스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5G 일반인 가입이 시작된 5일부터 주말 간 이통 3사의 5G 가입자는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이통사들의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5G 상용화의 초반 분위기는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5G 서비스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 달여 전 발표된 ‘갤럭시S10 LTE' 등 LTE폰들이 중고폰 시장에 대거 쏟아지면서 5G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 ‘무늬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딜레마 빠지나"

5G 서비스 가입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가입자들은 서비스 이용 시 느껴지는 문제점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초고속·초저지연 등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는 5G 서비스가 이통 3사의 기지국 설치 부족 등으로 5G 서비스 신호가 불통되고 5G에서 LTE로 전환할 때 데이터가 끊기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SK텔레콤(8일 기준 기지국 수 3만8213개), KT(3만5264개), LG유플러스(1만1784개)는 5G 기지국수를 빠르게 늘릴 예정이지만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상당 기간 사용 불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5G 기지국이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어 지방에서 5G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5G를 이용하는 일부 이용자들은 “강남역, 홍대입구역, 서울시청 등 서울 전역에서 5G 신호를 잡을 수 없다”며 “5G 신호를 놓친 후 LTE로 전환될 때도 폰을 재부팅해야 해 3G에서 LTE로 전환할 때보다도 힘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망 최적화가 덜 끝나 있어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의 신호 릴레이가 유기적으로 되지 않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5G 기지국이 적은 것이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이통사들 모두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일일 사용량 제한’을 추가해 소비자들을 속인 마케팅용 ‘꼼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KT는 지난 5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일 53GB' 데이터 량을 지정해 이를 넘기면 데이터 속도를 제한하고 이용 제한이나 차단 또는 가입 해지될 수 있다는 조항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해 소비자들에게 큰 논란이 제기됐었다.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비판적인 반응을 인지한 KT가 9일 “일일사용량 제한을 없애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LG유플러스 역시 관련 규정을 재검토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2일 연속 ‘일 50GB' 초과 시 데이터 일일사용량 제한한다는 조항을 약관에 명시한 바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6월까지 5G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 후 1년간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고 일일사용량 제한 또한 요금제 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이처럼 데이터 사용량 제한을 다시 풀 경우 데이터 사용 폭증에 따른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애초 5G의 데이터 사용량을 제안한 이유도 바로 이를 염려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통 3사 대표진(두번째 줄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박정호 SKT 사장) / 사진=연합뉴스

◆ 소비자가 즐길 거리 없어...다양한 5G 콘텐츠 부족

5G 시대가 도래했지만 소비자들이 가입 후 즐길 거리가 딱히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G의 핵심 콘텐츠인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등 대용량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 감상이 어려울뿐더러 5G 콘텐츠가 LTE 서비스에서 즐겼던 콘텐츠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5G 상용화의 발표가 빠르게 진행된 가운데 콘텐츠 개발과 출시가 늦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5G 콘텐츠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콘텐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손을 맞잡은 ‘실감형 콘텐츠 진흥위원회’가 지난 5일 출범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VR·AR과 같은 첨단 기술과 문화유산·관광자원을 결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제작해 5G 콘텐츠 시장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최근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기념해 ‘혁신성장 실현을 위한 5G+ 전략’을 발표했다. 5G 기반 신산업 육성과 시장의 활성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통해 5개 전략 분야 52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이라는 특성을 지닌 5G를 활용해 다양한 산업분야에 융합시켜 2022년까지 5G 전국망을 구축하는 등 세계 최고의 5G 생태계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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