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호, 1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31년 만에 항공사업에서 물러나게 돼
SK, 한화그룹, 애경그룹 등 '인수 후보' 거론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누가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될 것인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5일 금호산업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1년 만에 항공사업에서 물러나게 됐다. 

시장 관심은 벌써부터 양대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누구 품에 안기게 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중견그룹 되는 금호아시나아그룹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 내용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산은은 금호산업 쪽이 제시한 수정 자구계획 검토를 위해 채권단 회의를 여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호산업이 제시한 수정 자구안을 보면 ▲금호산업의 보유 지분(구주) 매각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동시 추진 ▲채권단의 5000억원 자금 지원 등을 담았다. 또 인수합병이 끝날 때까지 아시아나 경영은 현 한창수 대표이사 사장이 맡는 것으로 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6868만8063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현재 시장 가격으로 약 3000억원에 해당한다.

지분 매각 시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자산규모 11조9000억원이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5조1000억원으로 감소하게 된다. 한때 재계 7위로 '10대 그룹' 반열에 올랐던 회사의 위상도 60위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되면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운명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까지 함께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체 매출에서 70% 이상이 빠져나갈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에어부산(보유 지분율 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다"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이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석인 기자

◆ SK그룹 유력한 매각 후보... M&A ‘큰손' 나설까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삼성, 현대차, LG 등 최상위 그룹을 제외한 재계 상위권 그룹 대부분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본다. 그중 SK그룹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K의 ‘인수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인수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항공사업에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SK 특유의 적극적인 M&A(인수합병) 이력에 방점을 찍는 전문가들이 많다. 

또 지난해 4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협의회 내 신설부서인 글로벌사업개발부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관심을 끈다. 최 부사장은 2012년 8월 제주항공 대표로 선임돼 IPO(기업공개)를 성공시키고 제주항공을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1위로 성장시키는 데 공을 세운 바 있다.

이외에도 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한화그룹,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 등도 인수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2017년 티웨이항공을 2000억 원에 인수하려다 실패에 그친 신세계그룹도 잠재 후보군으로 평가받는다. 계열사인 신세계DF는 최근 항공운송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에 투자하기도 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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