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소비자시민모임 발표, 5G 접수 상담 131건 중 117건이 '품질 불만'
품질 불만 117건 중 '5G 개통 취소' 요구 66.7%로 가장 높아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정부와 국내 이동통신사 3사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타이틀을 획득했지만 개통 후 지난 한 달간 5G 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 3사 모두 품질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표하거나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됨에 따라 통신 3사는 5G ‘세계 최고’ 불만족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위기에 처해 있다.

◆ 5G 품질 개선? 소비자만 발등에 불 떨어졌나

(사)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달 30일 ‘세계 최초 5G 서비스 시작했지만, 서비스 불량으로 소비자 불만 속출’이라는 명칭의 설문 조사 결과에서 10건 중 9건이 ‘5G 서비스 품질 불만’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비자시민모임은 5G 서비스 일반 고객 개통이 시작된 지난 4월 5일부터 26일까지 약 3주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5G 이동통신으로 접수된 소비자 상담 131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접수된 상담 131건 중 ‘5G 서비스 품질 불만’이 89.3%(117건)로 가장 많았고, ‘가입단계 문제(6.9%)’, ‘단말기 품질(3.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5G 서비스 품질 불만은 ‘5G 사용 도중 자주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 ‘5G 통신이 지원되지 않는 지역이라 LTE를 이용하고 있다’ 등으로 나타나 앞서 제기된 통신 불안정 현상과 커버리지 수의 부족 등의 문제가 현저히 드러난 것이다.

지난달 30일, (사)소비자시민모임은 '세계 최초 5G 서비스 시작했지만, 서비스 불량으로 소비자 불만 속출'이라는 명칭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사진=소비자시민모임 제공

또 5G 서비스 품질 불만으로 접수한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개통 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5G 서비스 품질 불만 상담 117건의 소비자 요구 사항을 분석한 결과, ‘5G 개통 취소’가 66.7%로 가장 많았고 ‘요금 감면(19.7%)’, ‘LTE로 요금제 변경(9.4%)’, ‘조속한 품질 개선(4.3%) 순이었다.

조속한 품질 개선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매우 적은 것으로 볼 때 5G 서비스 자체에 대한 신뢰가 현 상황에서 매우 떨어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로 보인다.

이어 5G 이동통신으로 접수된 소비자 상담(131건)을 통신 사업자별로 살펴본 결과, KT가 38.2%(50건), SK텔레콤은 36.6%(48건), LG유플러스가 16건(12.2%), 5G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7건(5.3%) 순으로 나타났다. 통신 사업자에 대한 불만과 함께 5G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불만도 확인된 것이다.

지난달 30일, (사)소비자시민모임은 '세계 최초 5G 서비스 시작했지만, 서비스 불량으로 소비자 불만 속출'이라는 명칭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사진=소비자시민모임 제공

이와 같이 5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의 정도가 확연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정부와 이동통신사는 5G 서비스 불량에 대해 소비자 불만과 피해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인 피해 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5G 서비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달 19일부터 5G 서비스 수신 가능 범위의 확대, 끊김 현상 등의 기술적 문제 해결 등을 논의하고 주요 내용을 공개하고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사, 제조사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5G 서비스 민관합동 TF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5G 서비스 커버리지 수를 공개하며 올해 안에 기지국 장치 확대 등 서비스 제공의 범위를 늘리는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하지만 커버리지 내에서도 5G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등의 문제는 여전해 현실적인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해 보인다. 소비자들은 정부와 이동통신사에 초기 개통 품질 불량에 따른 적극적인 피해 보상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5G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세계 최초 5G에 이끌려 가입한 소비자들을 위해 개통을 취소하거나 요금 감면, 요금제 변경 등의 현실적인 수습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함께 5G 서비스 초기 제기된 바 있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표시 광고에 대해서도 소비자시민모임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하며 조사를 요청했다.

소비자시민모임 측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5G 요금제에 무제한, 완전 무제한 데이터로 표시하고 있지만 사실은 특정기간(6월말까지) 가입자 및 일정기간(24개월) 동안에만 제공하는 프로모션 행사로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기 어렵게 표시·광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 요금제의 ‘데이터 무제한’에 대해 소비자가 ‘자세히보기’를 클릭해야만 해당 광고 내용이 프로모션 상품이고, 제한 조건 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가 정확히 인지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향후 해당 표시·광고를 통해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당 광고에 대한 조사 및 시정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5G 개통 첫 한 달간 긍정적인 의견보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5G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세계 최고’가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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