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공시 시스템 만들자”..크로스앵글·4개 거래소 ‘맞손’
“가상화폐 공시 시스템 만들자”..크로스앵글·4개 거래소 ‘맞손’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9.05.24 10:06
  • 수정 2019-05-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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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씨피닥스·고팍스·빗썸 등 4개 거래소 참여
개별 가상화폐 프로젝트 정보 취합…리포트 형태로 투자자에 제공
크로스앵글과 코빗, 씨피닥스, 고팍스, 빗썸 등 4개 거래소가 23일 서울 강남구 코빗 본사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심사제도 설명회’를 열고 협업 방안을 밝혔다./사진=각 사
크로스앵글과 코빗, 씨피닥스, 고팍스, 빗썸 등 4개 거래소가 23일 서울 강남구 코빗 본사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심사제도 설명회’를 열고 협업 방안을 밝혔다./사진=각 사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공시 형태로 제공하기 위해 국내 4개 가상화폐 거래소와 공시 플랫폼 크로스앵글이 뜻을 모았다. 흩어져있는 개별 프로젝트들의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아 가상화폐 업계의 ‘다트(DART·금융감독원 정보공시시스템)’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크로스앵글과 코빗, 씨피닥스, 고팍스, 빗썸 등 4개 거래소는 23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코빗 본사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심사제도 설명회’를 열고 협업 방안을 밝혔다. 크로스앵글은 개별 가상화폐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공시 형태로 제공하는 플랫폼 '쟁글(Xangle)'을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창립자 겸 최고보안책임자(CSO)가 크로스앵글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허지은 기자
정석문 코빗 이사가 크로스앵글 플랫폼과의 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허지은 기자

◆ 크로스앵글 “가상화폐 업계의 다트 되고 싶어”

크로스앵글은 자사의 서비스를 금융감독원의 다트, 나스닥의 에드가(EDGAR) 등 정보 공시 시스템에 비유했다. 가상화폐를 사려는 측과 팔려는 측 사이에서 해당 가상화폐의 정보를 일원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통상 투자자들은 기업 투자에 앞서 공시를 통해 기업의 재무구조나 비전, 사업 방향 등을 확인하고 투자에 나선다. 그런데 가상화폐의 경우 통합 공시 시스템이 없어 투자자들이 개별 거래소나 인터넷 커뮤니티, SNS에 분산된 정보를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 크로스앵글이 투자자와 프로젝트 사이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창립자 겸 최고보안책임자(CSO)는 “가상화폐 시장의 경우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공시 시스템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런데 막상 거래소에 상장이 됐을 때 코인을 왜 사야 하는지에 대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크로스앵글이 에드가, 다트의 영역을 하려고 공시 시스템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로스앵글의 공시 기준은 기존 공시 시스템처럼 신용평가사의 기업 평가 공시 기준을 토대로 마련됐다. 토큰 홀더 비중, 스마트 컨트랙트 유지 기간, 신규 유저 유입 여부, 특정 홀더의 트랜잭션 등 온체인 정보와 재무 구조, 기업 내 인력 이동 등 오프체인 정보를 투자자들이 알기 쉽도록 보고서 형식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 CSO는 “보다 쉽게 공통된 양식으로 가상화폐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추가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 유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별 프로젝트 입장에서도 신규 상장이 필요한 프로젝트들이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심사제도 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사진=고팍스
‘블록체인 프로젝트 공시·심사제도 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사진=고팍스

◆ 4개 거래소 “가상화폐 공시, 시장에 매우 필요”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거래소들도 제대로 된 공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거래소 입장에서도 코인 상장 이전 심사, 상장 이후 이슈 관리, 상장 폐지 등 종합적인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검증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화폐 투자가 단타 위주에서 가치 투자로 나아가려면 제대로 된 공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문규 씨피닥스 사업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상장을 하려면 프로젝트가 거래소와 사전 협의를 거치고 거래소 나름의 심사 기준을 통과해 상장을 진행한다. 그런데 상장된 이후에 프로젝트 팀 중에 거래소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는 곳이 많지 않다”며 “일반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믿고 거래를 하러 오는건데, 거래소는 마땅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크로스앵글에 공시되는 데이터의 경우 신뢰성이 올라가게 되고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300여개에 이른다고 하는데, 많은 거래소 중 공시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거래소의 신뢰성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선일 빗썸 B2B사업 담당자는 “빗썸에 상장된 코인이 2017년 12월 12개에서 올해 5월 86개로 7배 가까이 늘었다.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상장 코인 전체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인 시장엔 허위 정보가 많은데다 코인 상장에 대한 리스크는 결국 투자자들이 받기에 크로스앵글과 협업해 크로스체크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크로스앵글과 제휴를 맺은 거래소는 코빗, 씨피닥스, 고팍스, 빗썸 등 4개사다. 2분기까지 국내 4개 거래소를 우선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3분기 안에 일본 4개, 미국 2개, 유럽 1개, 중동지역 2개 거래소와 추가 파트너십을 체결할 예정이다.

크로스앵글 관계자는 “현재 주 고객은 거래소들이지만 향후 기관투자자들, 해외 헤지펀드 등을 고객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에서 증권사를 운영하지 않는 것처럼, 크로스앵글도 공시에 있어서 특정 방향성이나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도록 비즈니스 영역을 엄격하게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