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기지역 ‘위기학생’ 7만여명 달하는데 상담인력·시설 태부족
경기도내 위기학생이 7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티이미지뱅크<br>
경기도내 위기학생이 7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스포츠경제=최준석 기자] 불안, 걱정 등 ‘마음의 병’으로 관심과 심리지원이 필요한 ‘위기 학생’이 경기도에만 7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거나 실제로 목숨을 끊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으며,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졌다.

자살 이유로는 우울증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가정불화, 교우관계 불화 순이었다.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센터는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3월부터 ‘학생위기지원센터’를 설립한 배경과 활동 상황 등을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도내 위기 학생은 7만1411명으로 나타났다. 위기 학생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거나, 자해, 학업중단, 학교폭력 피·가해 학생, 아동학대, 정서·행동특성검사 관심군 등 지속적인 관찰 또는 상담, 심리치료 등이 필요한 학생을 일컫는다.

유형별로 보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학생이 43명, 극단적 선택 시도 및 자해 학생 1233명, 아동학대 8333명, 학업중단 1만5576명, 학교폭력 피·가해 학생 1만9517명, 정서·행동특성검사 관심군 2만6709명 등이다.

특히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거나 선택을 시도한 학생, 아동학대를 겪은 학생 등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도 교육청 학생위기지원센터는 사회·환경적인 요인이 이런 경향을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했다.

안해용 학생위기지원센터 단장은 "2017∼2018년 있었던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 사례들이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또 극단적 선택 시도나 자해는 소셜미디어 등으로 쉽게 공유된다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위기 학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인프라 부족 탓에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내 2000개가 넘는 학교 가운데 교내 전문상담 교사를 둔 학교는 700곳에 불과하다.

또 위기 학생을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교직원이나 학부모들도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매년 학기 초 초등학교 1,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로 전문가의 추가 검사나 상담이 필요한 관심군 학생을 파악하는데, 경기지역 관심군 학생의 경우 절반가량인 49%는 학부모 거부로 추가 검사나 상담, 치료 연계가 되지 않고 있다.

끝으로 안해용 단장은 "모든 연령대의 극단적 선택 산례는 줄고 있지만, 유독 10~20대는 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주변에서 위기 학생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이상징후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돕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원=최준석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