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전 DHC코리아 대표. 사진/ DHC코리아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일본 화장품 기업 DHC의 한국 지사인 DHC코리아가 '혐한 방송'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13일 김무전 DHC코리아는 "이번 'DHC 텔레비전'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김무전 대표는 "DHC코리아는 임직원 모두가 한국인으로 저희도 여러분과 같은 감정으로 방송을 확인했다"며 "해당 방송 내용은 DHC코리아와 무관하게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채널로 저희는 이에 대해 어떤 참여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유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회사 DHC텔레비전에 출연한 국우 인사의 발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일본 본사에 한국,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송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SNS 계정 댓글을 차단하는 등 대처가 미숙했던 점에 대해서도 머리를 숙였다.

김무전 대표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상황에서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댓글 제한같은 미숙한 대처로 더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부분에 대해서도 사죄드린다"면서 "금일 현 시점부로 SNS 계정의 댓글 차단을 해제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이후 여러분의 모든 비판을 저희는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DHC 불매운동은 DHC 자회사인 'DHC테레비'가 최근 혐한 발언이 담긴 유튜브 콘텐츠인 '진상 도로노몬 뉴스'를 내보낸 사실이 한국에 전해지면서 촉발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출연자들은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다. 일본은 그냥 조용히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출연자들은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예술성이 없다. 내가 현대미술이라고 소개하며 성기를 내보여도 괜찮은 것인가", "조센징(한반도 출신을 비하하는 표현)은 한문을 문자화하지 못했다.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해 지금의 한글이 됐다" 등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혐오성 발언을 했다.

아울러 지난 12일에는 "독도를 한국이 1951년부터 무단 점유했다"는 아오야마 시게하루 일본 자민당 의원의 말을, 13일에는 "한국인은 하는 짓이 어린아이 같다"는 사쿠라이 요시코 일본 저널리스트의 발언을 내보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DHC제품에 대한 국내 불매운동은 일반 소비자에서 유통채널 단위로 커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롯데닷컴과 쿠팡은 13일 DHC 제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롯데닷컴은 온라인에서 판매하던 제품을 모두 내렸으며 쿠팡도 로켓배송과 오픈마켓 판매 제품들을 순차적으로 제외시키고 있다.

전날에는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 부츠 등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들이 DHC 제품 판매와 발주를 중단하고 나섰다. 

상황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지만 일본 본사에서는 묵묵부담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과문에는 한국지사의 일방적인 사과만 있었을 뿐 일본 본사의 입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 일부지만 '공유받지 못했다' 등 일본본사와 한국지사의 입장차가 드러난 부분도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위기관리 전문대행사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일본 DHC 본사의 입장이 아직까지 세워지지 않았거나 한국에서 커뮤니케이션 하기 적절하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 "한국지사가 분리 전략으로 혐한 이슈를 자사의 관리 수준 밖으로 넘겨버려 이제는 일본 본사에서 답을 할 차례"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명성관리 대행사인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도 "소비자들이 듣고 싶던 것은 본사의 입장"이라며 "선긋기가 현재 코리아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방안이지만 그것을 고객들이 수용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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