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프라·기술 공유해 취약계층 돌봄 ‘행복 커뮤니티’
간단한 음성 SOS 호출만으로 ICT 케어센터에 알람
SKT, 독거 어르신 돌봄 서비스 등 사회적 가치 창출 본격 나서 /사진=SK텔레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강남구에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 김 모씨(여, 만 83세)는 새벽 3시에 두통 및 혈압 이상으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아리아 살려줘”라고 소리쳤다. 집안에 있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AI 스피커 ‘누구’는 이를 위급 신호로 인식, 야간 관제를 맡고 있는 ADT캡스에 알람을 알렸다. 어르신은 이후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현재는 상태가 호전돼 퇴원한 상태다.

독거 어르신들이 가장 불안감을 보이는 것은 혼자 있는 상황에서 위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처 방법이 마땅치 않아 119에 전화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공지능돌봄 서비스는 독거 어르신들이 집안에서 음성으로 SOS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위기대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AI 스피커는 독거 어르신들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치면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이후 ICT케어센터에서 위급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독거 어르신이 급증하고 있으나 이를 공공 인프라만으로 해결하기 역부족인 게 현실”이라며 “ICT 돌봄 서비스 시행을 시작으로 SK텔레콤의 인프라와 혁신적인 ICT 기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난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SK텔레콤이 지난해 10월 전국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 42곳이 참여 중인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민·관 협력 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사회적 취약계층 대상 ‘ICT 돌봄 서비스’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에는 사회적 취약계층 대상 ICT 연계 복지 서비스인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현재 약 2100여 가구 독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를 주관할 ‘ICT 케어센터’도 서울 성동구에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ICT 돌봄 서비스 시행과 ICT 케어센터 개소는 ‘기술이 이웃이 되다’라는 슬로건 하에 기획됐으며, SK텔레콤이 지난해 말부터 추진 중인 ‘행복 커뮤니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행복 커뮤니티는 SK텔레콤의 인프라와 혁신적 ICT 기술을 공유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독거 어르신 수는 지난 2015년 120만명에서 오는 2025년 197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관련 복지센터 구축과 인력 운영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ICT 돌봄 서비스는 해당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기존 돌봄 방식의 한계도 보완할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지난 7월 독거어르신 대상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적용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어르신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을수록 AI스피커 활발하게 이용하고 ▲간단한 음성 SOS 호출만으로 ICT 케어센터에 알람이 가서, 실제 위급 상황에 빠진 어르신 3명을 구하기도 했다.

또한 AI스피커의 사용 및 감정관련 키워드 발화 분석 결과, 독거 어르신들은 ‘감성대화(‘심심해’, ‘너는 기분이 어떠니?’ 등 화자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하는 일상적 대화)’ 사용 비중(13.5%)이 일반인 사용 패턴(4.1%)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았다.

감성 대화의 비중이 높은 결과는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 누구를 ‘의인화’해서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AI스피커가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는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누구’는 감성대화, 음악, 뉴스, 날씨, 운세 등의 기능을 통해 독거 어르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한 홈 IoT 기기와 연동, 거동이 불편한 독거 어르신이 보다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나아가 수집된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ICT 돌봄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보완·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올해 내로 ▲복약 지도, 일정 알림 등이 가능한 ‘행복소식’ ▲치매 사전 예방·진단이 가능한 ‘행복게임’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건강톡톡’ 등 어르신 특화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독거 어르신 급증과 같은 사회 문제는 정부나 특정 단체, 또는 한두 기업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SK텔레콤의 AI·IoT 등 첨단 ICT 기술을 개방·공유해 지방자치단체, 사회적 기업과 함께 독거 어르신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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