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심재걸] 신예 남성그룹 브로맨스가 걸그룹의 틀을 깬 마마무의 기운을 이어 받는다.

브로맨스는 소속사 RBW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마마무와 상당 부분 닮아있다. 작곡 능력을 겸비했고 퍼포먼스 기획력에 탁월한 가창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무대 위에 풀어만 놓으면 알아서 놀줄 아는 ‘자가발전’ 그룹이다. 브로맨스가 데뷔 전부터 ‘남자 마마무’라고 불리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유다.

박장현(27), 이찬동(24), 박현규(25), 이현석(22) 등 네 명의 멤버는 3~4년 연습생 기간을 거쳐 이제 야심찬 첫 발을 내디뎠다.

 
-브로맨스, 이름부터 독특하다.
찬동=“노래로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보컬 그룹이다. 브라더와 로맨스를 합친 말이긴 한데 앞 철자를 ‘B’ 대신 보컬의 ‘V’로 바꿨다.”
 
-그룹 결성 중심에 김도훈 작곡가가 있었다.
장현=“오래전부터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위대한 작곡가인데 우리에겐 항상 음악 동료로 대해준다. 의견 반영을 많이 해준다. ‘프로듀서 말을 들어야 돼!’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토대로 하면서 멋지게 다듬어준다. 그렇게 앨범이 만들어졌다.”
 
-멤버들이 앨범에 참여한 부분은 무엇인가.
현규=“데뷔 앨범이라 욕심이 강했다. 1번 트랙부터 우리 색깔을 확실히 넣고 싶었다. 소개하는 노래를 담으면 어떨까 했다. 4번 트랙 ‘빙’은 거리의시인들 노래를 우리 색으로 리메이크 했다. 랩 음악을 어떻게 보컬로 풀까 고민이 많았고 가장 작업하기 어려웠던 곡이다.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왔다. 또 모든 곡의 코러스와 파트 분배 모두 우리가 짰다.”
 
-안무도 직접 관여하지 않았나.
현규=“무대 기획이 굉장히 어려웠다. 댄스 그룹처럼 춤을 잘 추지 못한다. 어떻게 보완하면서 멋진 몸짓을 보여줄지 애를 많이 썼다.”
장현=“타이틀곡 ‘여자 사람 친구’는 마이크 하나로 던져가며 노래하는 것이 포인트다!”
 
-설마 의상까지 참여했나.
현석=“인터넷이나 SNS로 ‘남친룩’의 데이터를 많이 수집했다. 무엇을 선호하는지 파악해서 추렸다. 말뿐 아니라 의상으로도 소통하는 그룹이고 싶었다. 다양한 ‘남친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남자 마마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장현=“같은 회사 안에 있어서 비교를 많이 해준다. RBW 자체가 공연에 힘을 줄 수 있는 가수들이 많이 포진됐다. 마마무와 비교는 많이 부담된다. 하지만 성공한 그룹이고 많은 길을 닦아줘서 감사하다. 덕분에 우리도 빛을 많이 받는 것 같다.”
현규=“그만큼 자극이 된다. 나이는 우리가 더 많지만 마마무에게 배울 것이 많다.”
찬동=“큰 광고를 먼저 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 포장은 남자 마마무라고 됐는데 기대에 조금 못 미치면 금세 사라질 수 있다. 더 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만들어준다.”
 
-데뷔 전 버스킹을 많이 했다.
현규=“무대 경험을 많이 키웠다. 우리끼리 짐을 싸서 경포대로 가 노래 부르기도 했다.”
장현=“홍대 근처는 아무 곳에서 할 수 없더라. 자주 쫓겨났다. 버스킹 텃새도 세다. 오래한 가수들은 고유의 구역이 있다. 처음엔 아무 것도 모르고 덤볐다가 많이 혼났다. 몸으로 부딪히다 보니 ‘어느 시간엔 저 곳이 가능하구나’라는 계산이 섰다. 무전기를 들고 아침부터 미리 자리를 맡을 때도 많았다.”
현규=“자리를 잘 잡는 가수에게 잘 보이는 것도 좋다. 그 분 공연이 끝나면 그 명당 자리를 우리에게 넘겨준다. 다만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바로 경찰차가 출동한다. 바로 코드를 빼서 가기 일쑤다.”

 
-산전수전을 미리 경험했다.
장현=“그래도 항상 찾아와 주는 분들이 있어서 행복했다. 지속적으로 응원해주는 분들이 꽤 있다. 그 힘으로 데뷔 준비 기간을 버텼다.”
 
-그렇게 꿈꾸던 데뷔 앨범을 처음 봤을 때 기분은 어땠나.
장현=“오랫동안 욕심 있게 준비 했으니 설렜고 빨리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한편으론 사람들은 열심히 피땀 흘렸던 과정을 모르지 않나. 평가 받는 것이 두렵다.”
현규=“데뷔 날짜가 다가올수록 긴장되면서 자신감이 커졌다. 그만큼 오래 준비했고 잘 준비했으니 떨지만 말자는 생각이다. 많이 준비했다. 한 번만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석=“전혀 실감이 안 나다가 마스터링 끝낸 음원을 받았을 때 그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월드컵 4강에 올랐던 때처럼 가슴이 끓어올랐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더 넓은 시야로, 브로맨스의 음악 인생을 그려보자면.
찬동=“비틀즈가 롤모델이다. 전 세계 아우르는 명곡을 남기고 싶다. 평범한 일상의 소재들을 스토리텔링으로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
현규=“나올 때마다 기대되고 지루하지 않은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 보컬 그룹이란 정해진 틀을 깰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는 것이 목표다.”
사진=RBW 제공

심재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