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복고풍으로 감성 자극…디자인으로 개성 표현
LG전자의 국내 최초 '백조세탁기'와 당시 광고 모델 배우 최불암. /LG전자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광고에서 최불암씨는 "이게 벌써 50년이 됐네 참"이라고 말하며 잠시 생각에 빠진다. 그의 앞엔 지난 1969년 생산된 국내 최초세탁기 '백조세탁기'(WP-181)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채 전시 돼 있다.

한국 최초의 세탁기와 한국 최고의 국민배우로 불리는 최불암씨가 50년 만에 다시 마주하는 이 장면은 캠페인의 백미로 꼽히며, 사람들에게 감동과 뭉클함을 동시에 자아낸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세탁기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광고 캠페인 '한국인의 세탁'으로 올해 대한민국광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 캠페인은 5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한국인의 세탁'이라는 키워드로 진정성 있게 풀어내, 세탁기 브랜드 광고를 넘어 한 편의 추억을 선사했다.

현재 판매 중인 LG전자 세탁기의 혁신성만 표현하기 보다는 최초의 제품에서 최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레트로’ 감성으로 잘 이끌어낸 것이다. 이 캠페인에서 마지막 카피는 '최초에서 최고까지'이다.

광고를 본 한 네티즌은 “LG전자 세탁기만의 역사와 혁신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어 의미가 깊었다”고 말했다.

레트로란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면서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흐름으로 '복고주의' 또는 '복고풍'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가전 업계는 이 레트로를 살려 광고 등의 마케팅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에도 고스란히 감성과 디자인을 담아내고 있다.

LG전자가 ‘금성 백조 세탁기’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선보였다. /LG전자 제공

우선 LG전자는 ‘금성 백조 세탁기 50주년 스페셜 에디션 모델’로 ▲LG 트롬 세탁기(F21KDNS) ▲건조기(RH14KNS) ▲스타일러(S5MBS) ▲통돌이 세탁기(TS20BVS) 등을 지난달 선보였다. 이 제품들은 외관에 ‘금성 백조 세탁기 50주년 엠블럼’을 적용, 제품 별 5000대를 한정 판매했다.

추운 겨울 뜨뜻한 감성을 녹여줄 아이템도 인기다. 신일은 아담한 사이즈에 따스한 온기를 선사하는 ‘미니 PTC 히터’를 이달 출시했다. 부드러운 곡선과 산뜻한 컬러를 더한 레트로풍 디자인을 적용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제품 상단에는 가방을 연상케 하는 손잡이가 달려 있어 사무실, 아이 방, 침실 협탁 등 어느 곳이든 편리하게 이동 가능하다.

쿠첸의 ‘레트로 레인지'. /쿠첸 제공

쿠첸은 레트로풍의 클래식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전자레인지 ‘레트로 레인지(모델명:COV-N200 Series)’를 선보였다. 레트로 레인지의 심플하고 세련된 클래식 디자인은 원룸, 신혼집 등 어떤 주방 인테리어에도 잘 어울린다. 컬러는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로 출시되며, 옛 금고 다이얼과 비슷한 조작부와 함께 우드 손잡이로 따뜻한 느낌까지 더했다.

SK매직도 올 상반기 ‘레트로 식기세척기’를 출시, 복고 열풍에 합류했다. 이 제품은 동글동글한 외관이 특징으로 연하늘색과 검정색 두 가지로 출시됐다. 새 기능 ‘4D 파워워시’도 탑재하고 있어 세척 성능도 기존 대비 높였다.

위니아딤채 레트로 김치냉장고와 밥솥. /위니아딤채 제공

앞서 위니아딤채도 김치냉장고, 밥솥 등에 복고풍 디자인을 적용해 가전업계 레트로를 유행시켰다. 위니아는 지난 2013년 파스텔컬러와 둥근 모서리가 특징인 냉장고 ‘프라우드 S’를 시작으로 주요 제품들에 복고 디자인을 도입했다.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한 김치냉장고로는 딤채 쁘띠·마망이 있으며, IH 밥솥 ‘딤채쿡’에도 빨강·크림색 등 원색 계열의 색상과 금속 다이얼을 적용했다. 복고풍의 해당 제품들은 수년째 위니아 디자인연구소의 야심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색이 일색이던 가전제품에 레트로를 가미한 디자인·색상 등이 유행하는 것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엄 세대(1980~2000년생)의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와도 무관하지 않다. 자신만의 개성과 감각을 강조하는 밀레니엄 세대가 기존의 공간에 어울리는 멋스러운 제품을 선호하면서, 인테리어를 살리고 감성까지 느껴지는 복고풍 가전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최근 2030 젊은 층 사이에서 복고풍 디자인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가전 업계도 이를 반영, 디자인과 감성을 살린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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