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12·16 부동산 대책에 주변 집값이 널뛰는 '풍선효과'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정지역에서 해제된 일산과 부산으로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조정지역 해제 후 한달만에 수억원이 오르는 등 한바탕 홍역을 겪었던 이들 지역이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이번 규제가 발표된 뒤 괜찮은 매물이 없냐는 매수 문의가 전화로만 수십통 씩 온다"며 "이제 서울에서 투자하기가 어려우니 차라리 규제가 완화된 데다 초기투가 비용도 낮은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쏠리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 이후 조정지역이 해제된 곳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도 상황이 비슷했다. 부산시 해운대구 한 공인중개업소 모 대표는 "12·16 부동산 대책 이후로 이젠 서울에서 집을 사기 어려워졌다. 그러니 규제가 없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산쪽으로 투자하려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문의가 빗발치고 있고, 매물이 나오는 족족 팔려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미 이들 지역은 지난달 청약조정지역에서 해제된 후 한달 새 아파트 가격이 수억원씩 오르거나 외지 투자가 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룬 곳이다. 이런 가운데 12·16 부동산 대책 '풍선효과'가 맞물리면서 다시 한번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선 자금 쏠림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투자가 어렵게 되자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유동자금은 어디론가 흐르는데 규제가 덜한 곳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이번 규제로 자금 쏠림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돼 돈줄이 막히면서 이런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 10억원이라는 같은 가격대의 집을 구매하더라도 부산 또는 일산에서는 원가격의 60%(6억원)의 금액이 대출되지만 서울이라면 10억원 중 9억원에 40%, 1억원에 20%가 적용돼 총 3억8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서울 대비 비교적 적은 자본금으로 아파트를 구매 수 있는 셈이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매수하려면 만만치 않은 자본금이 필요해졌다"며 "이 때문에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시세 상승 가능성도 있고 대출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부산이나 일산쪽으로 투자 수요가 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hbjy@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