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0여명 후보 난립 속 '충북 대망론' 부각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 농협 조합장이 31일 치러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다./농협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210만 대한민국 농민들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오는 31일 치러진다. 농협중앙회장은 임기 4년 단임제의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의 대표이사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을 행사하는 중요한 자리다.

이번 선거는 총 10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투표일 하루 전까지 완주하고 있어 그 향방을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하는 후보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통상 후보자 수가 5명 가량 될 때에도 1차 투표에서 과반수 표를 얻는 후보자는 거의 없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되는데, 이 경우 탈락 후보를 찍었던 표들을 누가 더 많이 흡수하느냐가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는 기호순대로 ▲이성희(70) 전 경기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 ▲강호동(56)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천호진(57) 전 농협 북대구공판장 사장 ▲임명택(63) 전 경기 화성 비봉농협 외 4개 조합 지도부장 ▲문병완(61) 전남 보성 농협 조합장 ▲김병국(68) 전 충북 서충주 농협 조합장 ▲유남영(64) 전북 정읍 농협 조합장 ▲여원구(72) 경기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이주선(68) 충남 아산 송악농업협동조합 조합장 ▲최덕규(69) 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 등이다.

이처럼 다수의 후보자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김병국 후보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충북 대망론'이다.

충청권에선 ‘이번에는 우리 지역 후보를 중앙회장으로 배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병국 후보는 서충주농협 조합장을 지내며 지역농협을 크게 활성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중앙회 이사로 재직할 당시 농협 혁신 작업을 주도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김병국 후보는 30일 한스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해 농협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농축협이 신용사업의 새 틀을 짜 자립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농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저출산과 고령화로 농촌이 소멸 위기"라며 "농민들은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부실에 빠진 서충주농협 조합장으로 취임, 지난해 3월까지 근무하며 충북을 대표하는 으뜸조합으로 키워냈다. 농협중앙회 이사로서 농협 혁신에도 나섰던 그는 퇴임 후 한국농업연구소장으로서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한 정책개발에 주력했고 작년 말 국회에서 ‘6차산업과 미래농정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주관했다.

정책통으로 꼽히는 김 후보는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해 ‘도농 상생 예치금’을 신설, .조합 간의 도농격차를 해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농촌형 조합에 상생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도농상생예치금’을 신설하면 신용사업이 취약한 농축협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만들어 지는 것"이라며 "정기 예수금의 20% 정도를 의무 예치할 경우, 연간 1000억원 정도의 금리혜택을 농촌형 조합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또한 상호금융 자산운용체제의 혁신을 통해 ‘추가 정산 1조원’ 시대를 앞당기고, 농협금융지주의 조합공개를 단행해 농축협과 금융지주 간의 경합 관계를 해소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상호금융본부를 출범시켜 농축협 ‘신용사업 지원 컨트롤타워’로 격상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 후보는 이 외에도 “문재인 정부의 농정철학을 공유하며 친농민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남북 농업협력, 종자사업 국산화, 스마트농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등도 강조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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