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리우 올림픽 개막식/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당초 우울한 예측을 비웃듯 120년 근대 올림픽 역사상 최대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견인차는 TV 중계권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익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전 세계 중계권료가 40억 달러(약 4조5,000억원)에 달할 걸로 집계되면서다.

세계의 방송사들이 리우에서 19일간 벌어지는 지구촌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계를 위해 40억 달러 이상을 지불했으며 메인-로컬 후원사 및 입장료 수익 등을 다 합한 마케팅 분야의 총 수입이 93억 달러(10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지난 5일(한국시간) 밝혔다.

앞서 리우 올림픽은 불안한 치안과 테러 가능성, 지카 바이러스 위협에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준비 상황 등이 맞물려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현지 분위기와는 별개로 글로벌 차원의 스포츠 생중계가 갖는 이점이 방송사나 주요 기업들에는 투자 이익을 거두는 데 별 장애가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은 IOC의 11개 공식 후원사 외 대회조직위가 유치한 다국적 스폰서 기업의 면면과 베팅에서 확인된다. 멕시코 최대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은 산하 기업 아메리카 모빌의 대회 스폰서십을 따기 위해 조직위에 3억2,000만 달러(약 3,600억원)를 지불했고 브라질 최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방코 브라데스코도 비슷한 금액을 후원했다.

IOC 수익 70% 가량을 형성하는 TV 중계권의 경우 세계 36억 인구가 19일간 지켜보는 대가로 미국 지상파 NBC는 기록적인 12억3,000만 달러(1조4,000억원)를 냈고 영국 공영방송 BBC는 약 1억 파운드(1,500억원)를 지불했다. 전 세계 합계 중계권료는 40억 달러를 넘어선 걸로 추산되는데 BBC가 1948년 런던 올림픽을 중계하기 위해 처음으로 구매한 중계권료가 1,000 파운드(150만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엄청난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를 다루는 토털 스포텍에 따르면 중국은 국영 CCTV가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과 2016 리우 올림픽 독점 중계권료로 1억6,000만 달러(1,800억원)를 투자했다. 대회당 8,000만 달러(900억원) 수준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일본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IOC에 10억 달러(1조1,200억원)를 지불한다. 대회당 2억 달러(2,300억원)가 드는 셈이다.

하늘을 치솟는 중계권료는 아마추어리즘에 한정됐던 올림픽이 해를 거듭할수록 프로 영역으로 확대해 나간 영향을 무시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리우는 최근 열린 올림픽의 추세와 달리 작은 올림픽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수익 구조의 건전성을 가능케 할 전망이다. 브라질 정부는 경기장 건설과 대회 행사 비용에 막대한 지출을 하면서 큰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를 개선하는 데 힘썼다. 지난 개회식이 좋은 예다. 절반 정도로 줄인 예산으로 인해 상당한 우려를 낳았지만 오히려 호평을 이끌어냈다. 브라질 특유의 카니발이나 삼바 리듬 등을 잘 살린 가운데 지구촌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밀림을 이용해 환경 보호라는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메시지를 잘 녹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경우 지상파 SBS가 지난 2006년 리우 올림픽의 중계권료를 3,950만 달러(440억원)에 독점 방송권을 따냈다. 이를 방송 3사가 각각 4(KBS):3(MBC):3(SBS) 비율로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초반 분위기는 우울하다. 당장 광고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9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의 중계방송 광고 판매량은 사별로 60억원 가량에 그친 걸로 전해졌다. 3사 합계 180억원은 4년 전 런던 올림픽과 비교해 30%에 불과하다. 런던 당시 KBS 2TV 203억원, MBC 188억원, SBS 183억원을 팔았다. 이 추세라면 올림픽 중계권료를 메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가장 큰 원인은 정확히 밤낮이 뒤바뀐 12시간의 시차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박태환의 몰락과 대회 초반 금메달 후보들의 연이은 부진과 탈락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볼 수 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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