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헬리오시티 매각 응찰자 ‘0명’… 매수 의사 끊겨
시가 15억원 대출규제·강남3구 집값 조정 영향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현대산업개발 제공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한때 나오는 족족 팔려나가던 '보류지'의 인기가 시들해진 모양새다. 불과 몇 달전만 하더라도 매각에 수십명이 몰렸지만 최근에는 매수 의사가 뚝 끊겼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대출규제가 강화됐고,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조정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헬리오시티'(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보류지 아파트 2가구 잔여분 매각이 진행됐으나 응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가격대는 전용면적 84㎡L형 17억5000만원, 84㎡A형 17억3500만원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두 번 진행된 해당 단지 보류지 매각에선 모두 낙찰 됐었다.

유찰이 헬리오시티만의 얘기는 아니다. 지난 4일 진행된 보라매SK뷰(신길5재정비촉진구역)도 보류지 매각 결과, 2가구 중 1가구가 유찰됐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매각에서 유찰된 전용 59㎡B 1가구와 전용 117㎡A 1가구다. 최저 매각예정가는 각각 11억원, 17억원이었다. 전용 59㎡B의 경우, 이보다 4000만원 높은 11억4000만원에 낙찰됐으나 전용 117㎡은 또 한번 유찰됐다.

보류지란 분양 대상자(조합원)의 지분 누락 및 착오 발생 혹은 향후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조합이 일반분양하지 않고 여분으로 남겨두는 물량이다. 매각은 보통 경쟁입찰을 통해 진행되는데, 이때 조합이 제시한 최저입찰가 이상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입찰자가 낙찰을 받는다.

다만 가격이 해당 주택형의 분양가와 비교해서 2배에 가깝고, 당초 집단대출로 일반분양을 했더라도 조합이 대출을 알선해 주지 않기 때문에 입찰자가 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한때는 유찰이 수차례 반복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부터 투자수요가 쏠리기 시작했다. 분양가상한제로 공급위축 우려가 커진데다, 보류지의 경우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매각 과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도 입찰에 제한이 없다.

실제로 서울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2차'(봉천12-1구역)는 13가구 공급에 548명이 몰려 4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보류지에 대한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유찰이 잇따르고 있다.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금지됐고, 집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대출규제 등으로 현금동원력이 있는 수요층에게만 한정돼 접근하기 쉽지 않다"며 "더욱이 최근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조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가 계속되니 수요자들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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