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트산업노조, 근무 환경 열악....코로나19 안전대책 마련 촉구
우아한청년들, 라이더에 생계 보전비 지원 대책 제시
국내 대형마트 3사 로고 / 각 사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퍼짐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고 온라인몰 쇼핑을 이용하는 고객이 급증했다. 배송 건수가 증가하며 극심한 과로를 주장하는 배송기사들과 주문을 처리하는 본사간의 대립이 거세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기사를 중심으로 한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는 코로나19 사태가 야기한 문제들에 대해 본사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마트노조 내 온라인 배송기사들은 코로나19로 배송 물량이 늘면서 노동 강도가 극한에 치달았지만 제대로 된 보상은 물론 감염병 예방을 위한 보호 장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대부분의 온라인 배송기사들은 특수고용자 신분으로 마트의 하청 운송업체와 계약해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휴일에 일해도 추가 수당이 전무하고 배송하다 근무시간이 늘어나도 보상받을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대형마트와 노동부에 온라인배송기사 코로나19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마트산업노조 / 마트산업노조 홈페이지

업무강도도 세다. 현재 코로나19로 대량 주문이 늘어나다 보니 주문 건별 배송 무게도 덩달아 무거워졌다. 무거운 물건을 계속해서 나르다보니 몸 상태가 악화됐지만 배송 물량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고 전했다. 안전성에 대한 문제도 불거졌다.

불특정 소비자들을 마주하는 배송원들은 어느 동네에 확진자가 있는지, 어느 집에 자가격리자가 있는지 사실상 하나하나 알기 어렵다. 배송원들은 자신들이 항상 코로나19에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대형마트는 주문 폭증에 따른 배송물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배송차량을 계속적으로 증차 시도하며 물량을 맞추고 있다”며 “주문 급증으로 추가로 배정된 배송건수는 운송사와 합의된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해 추가보상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어 배송인력의 코로나19 감염 위험 노출에 대해서는 “확산 방지를 위해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배송기사와 직원들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최우선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라면서 “배송기사들의 안전을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대구·부산권 20개 점포에 대해 비대면배송을 원칙으로 배송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요기요 안전배달 수칙 / 딜리버리히어로 제공

배달 기사들도 목소리를 보탰다. 코로나19로 배달 음식 소비가 늘면서 라이더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크게 노출됐기 때문이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 기사들을 위한 코로나19 대책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우아한청년들(배민라이더스)은 코로나19 의심환자로 격리되는 라이더에게 생계 보전비와 바이크 대여료, 산재보험금을 제공한다는 지원책을 마련했다. 최저임금을 고려 생계 보전비는 주당 41만2320원, 바이크 대여 비용은 8만3300원, 산재보험금은 3230원으로 책정했다.

해당 지원금을 모두 합산하면 주당 금액은 49만8850원, 2주간 격리될 경우 지원액은 99만7700원이다. 라이더들의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마스크와 손 세정제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대면접촉을 줄이고자 음식 주문 결제 시 ‘앱 내 결제’를 권고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안전 배달’ 기능을 적극 알리는데 동참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주문이나 배달이 폭증했다고 해서 배송 인원을 단기간에 대량 늘리는 게 쉽지만은 않다”라면서 “본사 차원에서도 단기 인력을 충원하는 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배송원들과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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