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멈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어떻게 재개될지 귀추가 주목 된다. 로이터=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멈춰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다각도로 리그 재개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현재까지 ▲강행 ▲연기 ▲무관중 재개 ▲취소 등이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EPL 재개 시나리오가 주목 받고 있다. 

12일 유럽축구연맹(UEFA)은 6월 말로 예정했던 유로2020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라 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 잉글랜드 EPL 등 주요 5대 리그가 모두 멈춰서면서 유로2020 대회를 정상 개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PL은 유로2020이 연기되면서 생긴 시간적 여유를 리그 재개를 위한 기회로 활용할 방안을 내놨다. 15일 '더 선'은 현지시각 19일 EPL 사무국과 각 구단 대표자 등이 참석하는 프리미어리그 회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혁신적인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프리미어리그 클럽 대표들이 제안한 새로운 방안의 핵심은 ▲3일 단위 경기 ▲TV 중계 ▲무관중 ▲중립지역 2~3개 경기장 활용이다. 현재 EPL 전체의 잔여 경기는 92경기다. 잔여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중립 지역에 있는 2~3개의 경기장을 활용한다. 제한된 경기장 만을 사용함으로써 필요한 의료 및 경찰 수를 최소한으로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특정 구단의 홈 구장을 활용할 경우 홈 팬들의 일방적 응원이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립 지역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리그 재개가 코로나19 확산의 통로로 활용되는 걸 원천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다. 대신 TV로 잔여 전 경기가 중계된다. 

예를들어 경기는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2시~오후 4시, 오후 6~오후 8시 등 중립 지역 2~3개 경기장에서 하루에 3~5경기씩 편성돼 진행된다. EPL 중계권을 가진 스카이스포츠나 BT스포츠 등이 생중계한다. 특히 잔여 전 경기를 생중계하는 건 이례적이다. 중계권을 가진 방송국이 편성만 한다면 어떤 경기든 볼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잉글랜드 전 경기 생방송 패키지 계약보다는 특정 지역이나 팀 위주로 라이브 방송한다.

현실적인 이유도 새로운 시나리오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EPL은 전체 380경기 중 대략 4분의 1이 남은 9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천문학적 금액을 주고 중계권을 산 방송사 입장에선 리그 4분의1을 편성하지 못한 건 막대한 손실이다. 실제로 리그가 조기 종료될 경우 방송사들은 EPL 사무국을 상대로 7억5000만 파운드(한화 약 1조120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리그가 종료될 경우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EPL 사무국을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클럽 대표들은 리그를 정상적으로 마치고 거액의 중계권료도 챙길 수 있는 절충안을 제시한 셈이다. 전 세계 주요국의 '스포츠 시계'가 코로나19로 멈춰선 가운데 EPL이 리그의 정상적 종료와 경제적 손실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선택지를 내놓을지 주목 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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