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 결정에 화두로 떠오른 ‘24세 출전 허용’ 방안
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 결정에 화두로 떠오른 ‘24세 출전 허용’ 방안
  • 이상빈 기자
  • 승인 2020.03.26 15:31
  • 수정 2020-03-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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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차분히 기다리고 향후 계획 정리”
아놀드 호주 감독 “출전 연령 만 24세로 바꿔야”
2020 AFC U-23 챔피언십 우승 당시 한국 대표팀 선수들. /AFC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개최국 일본 정부가 합의하면서 마침내 2020 도쿄올림픽 1년 연장이 현실로 다가왔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땀 흘린 선수 및 관계자들에겐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올림픽 채택 종목 중 전 세계적인 대중성을 갖는 축구, 특히 남자부는 정도가 더 심하다. 유일하게 만 23세 이하(U-23)만 출전하도록 나이 제한을 걸어둬 선수단 재정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1년 연기로 출전 선수 연령에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림픽 남자축구에서 나이 제한을 도입한 건 28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과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나이 제한을 권고했고 IOC가 받아들여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 처음으로 만 23세 이하 출전 규정이 올림픽 무대에 등장했다.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도쿄 대회까지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세계 유일 금자탑을 세웠다. 동메달 이상을 따면 병역 혜택을 받기에 타 종목과 비교해 해외 리그 진출이 잦은 남자 축구선수들에게 올림픽은 기회의 장으로 인식돼 왔다.

'런던 세대' 주축인 기성용. /마요르카 트위터
'런던 세대' 주축으로 활약한 기성용. /마요르카 트위터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남자축구 사상 최초 동메달을 딴 이른바 ‘런던 세대’가 병역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 어린 나이에 유럽 리그 커리어를 쌓은 점은 하나의 신화가 됐다. 훗날 올림픽을 넘어 A대표팀에도 큰 족적을 남기는 구자철(31ㆍ알 가라파 SC), 김영권(30ㆍ감바 오사카), 기성용(31ㆍ레알 마요르카), 지동원(29ㆍFSV 마인츠 05) 등 ‘런던 세대’ 주축 선수들은 동메달을 목에 건 뒤 더욱더 승승장구했다.

도쿄 대회가 2021년에 펼쳐지고 나이 제한 규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올해 만 23세인 1997년생 선수는 1년 뒤 자력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한국의 경우 김학범(60)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1997년생까지를 마지노선으로 놓고 팀을 꾸려왔다. 올해 1월 태국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 당시 김학범호 23명 중 1997년생은 절반에 가까운 11명이었다.

주전으로 활약해 도쿄행 가능성을 키운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이동경, 원두재(이상 울산 현대), 김대원, 정승원(이상 대구FC) 등 아직 병역을 마치지 않은 1997년생 선수는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태고도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없다. 김 감독은 25일 “오랜 기간 준비했던 올림픽이 연기돼 아쉽다. 하지만 당연히 건강이 훨씬 중요하기에 대회 연기를 옳은 판단으로 생각한다”며 “참가 연령 등 대회 연기에 따른 규정이 정리되는 걸 차분히 기다리고 향후 계획을 정리할 생각”이라고 밝혔으나 축구계 안팎으로 우려가 나온다.

김학범 감독. /대한축구협회
김학범 감독. /대한축구협회

나이 제한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20 AFC U-23 챔피언십 최종 3위로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아시아 대륙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 호주의 그레이엄 아놀드(57) 감독은 이와 관련해 강력한 의사를 피력한 사람 중 한 명이다.

호주 매체 ‘브리즈번 타임스’가 25일 보도한 내용에서 아놀드 감독은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존 코티스(70) IOC 조정위원장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 데 이바지한 선수들이 본선을 누빌 수 있도록 출전 연령을 만 24세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래야 공정하다. 이 나이대 선수들이야말로 출전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존슨 호주축구협회(FFA) 회장은 “IOC와 FIFA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아놀드 감독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올림피언(Olympian)’이 되길 바란다. 선수들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KFA)는 26일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참가 자격에 관한 의견을 정리해 공식 서신으로 AFC에 보냈다. 서신은 IOC와 FIFA에도 전달됐다. KFA는 서신에서 “올림픽 출전을 위해 예선을 치르고 준비해 온 선수들이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 사유로 대회가 연기돼 본선에 참가 할 수 없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올림픽 명칭을 포함해 모든 사항이 유지되고 개최 시기만 조정된 만큼 본선 진출을 달성한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본선 무대에서 경기하도록 조치해 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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