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혁신과 럭셔리의 극치... 다운사이징한 3500㏄급 엔진 날렵한 주행성능 발휘
글로벌 쿠페 브랜드와 자웅 겨뤄도 가능할 듯... 센터페시아 시계는 없어져
신형 G80에는 대표적인 디자인 요소인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로 웅장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한스경제=조윤성 기자] “아이쿠.. 완전 바뀌었네!” “(현재 타는 차량) 중고로 팔고 새로 살까?”

신형 제네시스 G80을 보고 나서 혼잣말로 내 뱉은 말이다. 2018년식 제네시스 G80를 보유하고 있어서 신형 G80은 기존 차량 소유주로서 꼼꼼하게 살펴볼 수밖에 없는 차량이었다.

2세대를 타본 소유주가 본 신형 3세대 G80은 ‘혁신과 럭셔리의 극치’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헌집 줄게. 새집 다오’의 심정이었다. 2세대 차량에 비해서 엔진은 다운사이징 됐지만 기술력은 그동안 현대차가 그랜저나 쏘나타 등에 적용했던 기술 들이 총망라돼 있었다.

2세대 제네시스는 2700㏄와 3800㏄급 엔진이 적용했다. 이에 비해 신형모델은 2500㏄와 3500㏄로 다운사이징해 차체를 가볍게 한 대신 터보차저를 장착해 가속력을 높였다.

실제 시승해 본 3500㏄급 차량은 기존 3800㏄급 엔진에 비해 가볍게 치고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3800㏄급 차량이 묵직한 주행감을 보여줬다면 3500㏄급 엔진차량은 날렵한 주행감이랄까.

가속도를 높이면 터보답게 ‘웅~~’하는 소리의 엔진배기음을 발산하며 주행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과거 인피니티G 모델에서 느꼈던 주행의 맛을 이제 신형 G80에서 느끼게 된 셈이다.

묵직한 주행감을 보여줬던 3800㏄급 엔진은 이제 제네시스 라인업에서는 G90에서만 볼수 있을 듯 하다. G80이 다운사이징 된 만큼 후속 모델이 예정된 G70에도 기존 엔진보다 다운사이징된 엔진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3세대 제네시스 G80에는 기존 모델 대비 125㎏이나 무게를 줄인 3500㏄급 터보엔진을 적용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전면부는 제네시스의 로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디자인 요소인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로 웅장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후드에는 제네시스 로고 끝에서 시작되는 두 줄의 센터 라인과 크레스트 그릴 양쪽 끝 부분부터 이어지는 후드 캐릭터 라인이 후드의 볼륨감을 강조했다.

후면부는 쿼드램프와 말굽(Horse shoe) 형태로 둥글게 음각 처리한 트렁크 표면을 통해 신형 G80만의 독창적인 인상을 표현했다고 한다. 좌우로 길게 뻗은 트렁크 상단의 크롬 장식은 제네시스 로고를 떠올리게 했다.

실내 인테리어에서 가장 많이 바뀐 것을 꼽으라고 하면 선루프가 아닐까 한다. 기존 차량들의 선루프가 앞에서 뒤로 접히는 방식으로 오픈이 되었으나 신형 G80은 선루프 개폐방식이 중간에서 앞뒤로 열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이 경우 뒷좌석에서 앉은 승객만 햇볕을 가려야 할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방식은 앞에서 열리는 방식이라 중간에 멈추면 뒷좌석 승객의 빛 차단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하고 있는 시계도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비상등 버튼을 삽입했다. 내비게이션에 시계가 표시되고 있어 굳이 필요를 못 느껴서 없앴는지 모르겠지만 기존 차량 소유자로서는 시간을 볼 때 시계가 없어 다소 불편함을 느꼈다.

기존에는 대시보드 양쪽 끝에 위치해 있었던 송풍구가 A필러 아랫부분에 위치하도록 디자인을 변경했다. 대시보드 양쪽에 위치한 송풍구는 김이 서릴 때 빠르게 제거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위치를 A필러 아래로 바꿔서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 것 같은데 사실 효용성은 없어보였다. 아래에서 위로 대각선으로 뿜어내는 게 더 효과가 높을 텐데 아래쪽으로 송풍구를 적용한 건 왠지 이상했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하고 있는 시계도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비상등 버튼을 삽입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신형 G80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가장 만족케 할 것으로 보이는 서비스는 유어스다. 기존에는 획일화된 디자인으로 정해진 색상만 선택할 수 있었는데 신형 G80부터는 고객이 원하는 외장 색상과 인테리어 색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2세대 G80은 외장색상 한 가지에, 실내색상은 두 가지씩 선택할 수 있었으나 글로벌 판매시장을 고려해서 인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의 선택권을 대폭 확대시켰다.

앞서 출시한 제네시스 GV80은 전면부 디자인은 호평을 잇고 있지만 후면부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극명했다. GV80에 비해 G80은 아우디의 디자인과 흡사한 쿠페형 디자인을 적용해 보다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주행은 시내 구간과 고속주행, 와인딩 코스 등으로 나눠 진행했다. 시내구간은 서울 더케이 호텔을 출발해 양재대로를 거쳐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와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용구대로, 에버랜드 등을 지나는 코스로 시승했다.

시내구간에서는 차량이 많아 추돌방지 카메라가 수시로 작동했다. 앞 차와 옆 차와의 거리가 좁혀지게 되면 어김없이 카메라가 작동했다. 카메라를 살펴보다가 제일 아래부분에 버튼을 눌러보니 오른쪽 측면 위에서 내려다보는 차량의 위치를 나타냈다. 증강현실을 적용해 4차원 입체영상을 보는 듯 했다.

고속화도로에서는 가속페달을 밟다가 한 번 밟으니 어김없이 날렵하게 내달렸다. 이 상태로만 보면 제로백은 7~8초선에서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엔진의 무게를 줄여 날렵함을 더했다는 얘기다. 기존 2세대가 묵직함에 중후함을 더했다면 3세대 G80은 젊은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도 기존 G70 모델에서 가속의 답답함을 가졌던 고객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능을 가졌다.

조작 영역에는 터치 방식의 공조장치, 회전 조작 방식의 전자식 변속 다이얼, 터치 및 필기 방식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를 적용해 조작의 직관성을 높였다. 사진=임민환 기자

풍절음도 크게 개선됐다. 2세대 G80이 시속 120~130㎞에서 풍절음이 발생했다면 3세대 G80에서는 150㎞이상 넘어가야 약한 풍절음이 들리는 정도다. 제네시스는 이에 대해 앞 유리(윈드실드)와 모든 문에는 차음 유리를 기본 적용하고 문 접합 부(도어 실링) 구조를 개선해 풍절음을 줄였고 신규 엔진룸 방음 패드와 공명음 저감 휠을 사용해 실내 정숙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시속 100㎞이상으로 달려보니 운전석 시트 양 날개가 몸을 감쌌다. 기존 모델에서는 수동으로 작동시켜야 했던 것을 속도 감응형 시트로 교체한 듯하다. 100㎞이상에 도달하면 몸을 감싸주고 100㎞이하로 속도가 감속하면 원위치 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높은 속도에서 회전구간을 통과할 때 몸이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편리하다. 수입차 브랜드 몇몇에서 봤던 시트가 G80에도 적용된 셈이다. 

마성IC를 지나 에버랜드로 향하는 마성로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로 유명하다. 이 코스에서 내리막 와인딩을 달려본 신형 G80은 큰 흔들림 없이 차선을 유지한 채 내달렸다.

고속주행은 용인IC를 출발해 기흥IC를 지나 용인서울고속도로를 주행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이어지는 경부고속도로는 차량이 많아 제대로 주행성능을 점검할 수 없어서 기존 코스를 이탈해 주행해 봤다.

고속도로에 나온 신형 G80은 마치 “나 준비됐어요~!”를 외치는 듯 했다. 달리고 싶어서 뒷발질 하는 경주마처럼 액셀레이터에 발을 얹자 부드럽게 치고 달렸다. 100㎞에서 순식간에 최고속도를 내달린 G80은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더 큰 엔진배기음을 발산하며 내달렸다.

이 정도면 아우디 쿠페형 모델이나 BMW M라인, 메르세데스-벤츠의 AMG라인 등과 견줘도 될 만하다. 물론 ‘그럴 리가 있냐’며 혹평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가성비를 따지면 가격 대비 성능은 만족스럽다.

후면부는 쿼드램프와 말굽(Horse shoe) 형태로 둥글게 음각 처리한 트렁크 표면을 통해 신형 G80만의 독창적인 인상을 표현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조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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