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출마ㆍ낙마ㆍ하마평ㆍ다크호스 등
선거 속에 많이 자리잡은 경마용어
4·15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치를 찍으며 국민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사실 선거와 경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사진은 경마 경주 모습. /픽사베이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후보자가 선거에 입후보하는 것은 경주에 참가하는 기수와 경주마의 상황과 닮아 ‘출마(出馬)’로 불린다. 후보자가 선거를 마치면 경마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경주마처럼 “레이스를 완주했다”고 한다. 이처럼 한국에서 치르는 모든 선거에는 경마 용어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선거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되고 개표를 시작하면 ‘경마식 보도’를 지양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경마식 보도’란 정당, 후보자에 관한 정보 대신 득표 상황이나 당락에만 관심을 보이는 보도 행태를 일컫는다. 하지만 이 표현은 이제 바뀌어야 할 관용어다. 근래 경마 중계는 어떤 말이 선두로 달리는지보다 기수, 경주마, 경주 환경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뜻밖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후보자를 ‘다크호스(dark horse)’라고 한다. ‘다크호스’는 잉글랜드 정치가이자 작가인 벤저민 디즈레일리(1804~1881)가 1831년 소설 ‘젊은 공작(The Young Duke)’에서 처음 사용하며 후대에 널리 퍼졌다. 디즈레일리는 예상치 못한 말이 유력 후보를 누르고 우승하는 과정을 묘사하면서 이 표현을 썼다.

선거 이후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선택받지 못한 경우를 일반적으로 “‘낙마(落馬)’했다”고 한다. ‘낙마’는 경주 중 기수가 경주마에서 떨어지는 상황을 가리킨다. 예부터 말은 출세나 입신양명(立身揚名)과도 깊은 관계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관직에 오르지 못하거나, 성공 가도를 달리다 떨어질 때에도 “낙마했다”고 했다.

꼭 경마가 아니더라도 선거엔 말(馬)과 관련한 표현이 많다. 큰 선거를 마친 뒤엔 직제 개편, 개각이 뒤따른다. 이때 인사이동이나 관직에 임명될 후보자에 관해 사람들의 풍문이 떠도는 상황을 “’하마평(下馬評)’에 오른다”고 한다. ’하마평’은 조선시대 관리들을 태우고 온 마부들끼리 궁궐 또는 종묘 앞에 세워진 하마비(下馬碑) 근처로 모여 관아에 들어가 일을 보는 상전들과 관련해 서로 평가했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하마평은 곧 민심이다.

제21회 국회의원선거(4ㆍ15 총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만큼 어느 때보다 국민적인 관심이 크다. 사전투표율도 역대 최고치인 26.69%를 기록했다. 과반 의석을 다짐하는 여권과 정권 심판을 부르짖는 야당 사이 대결전은 15일 오후 6시에 막을 내린다. 출마 후보자 중 누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누가 당선 또는 낙마할지를 지켜보면서 선거에 숨은 경마 용어를 찾는 일은 투표권을 행사하는 유권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상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