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남자배구 대한항공이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계약 기간이 지난달 30일까지였던 박기원(69) 전 감독과 결별했다.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안기는 등 구단 역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박 전 감독과 무난하게 재계약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을 깨고 작별을 고했다. 대한항공은 “감독님과 구단이 팀에 변화를 줘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공감했다”며 “팀에 새로운 활기를 넣기 위해 감독님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것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2주 이상이 흘렀지만 사령탑은 여전히 공석이다. 6일 선수단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했고, 15일 외국 선수 트라이아웃이 끝났는데도 감감무소식이다. 남녀부 13개 구단 중 유일하게 감독이 없다. 다른 팀들이 사령탑과 계약을 마무리 짓고, 2020시즌 준비로 분주한 상황이어서 대한항공의 행보가 더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 사무국은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달 초부터 신임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새 사령탑으로 외국 감독부터 외부 인사 영입, 내부 승격까지 모든 경우를 검토했다. 현재 상황에선 외부 영입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유력 후보자와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외국 지도자가 유력하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을 지휘한 반다이라 마모루(51ㆍ일본) 감독이 있었지만, 남자부에는 외국 사령탑이 없었다. 2012-2013시즌 막판 이경석(59ㆍ당시 LIG손해보험) 감독이 경질되고 조세 라이먼도(58ㆍ브라질) 감독대행이 잠시 팀을 맡은 적은 있었지만 정식 감독 승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만약 대한항공에 외국 감독이 온다면 V리그 남자부 최초 사례가 된다. 대한항공은 외국 지도자와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국내 지도자도 리스트에 올려놓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2019-2020시즌 활약한 안드레스 비예나(27)와 재계약 했고, 5월엔 체력 훈련 위주로 일정이 짜여져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음 시즌 구상을 생각하면 감독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는 없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감독 후보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율할 것이 많아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늦어도 이번 주말(23~24일) 내로는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