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 구호인 “화이트 파워(White Power)”가 나오는 영상을 리트윗했다가 약 3시간 만에 삭제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구호를 듣지 못하고 리트윗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8시쯤 자신의 지지자들이 나온 영상을 한 개 리트윗하고는 “빌리지스의 위대한 주민들에게 감사한다”고 적었다.

해당 동영상에는 플로리다주의 은퇴자 공동체인 빌리지스를 배경으로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대치하는 장면을 담고 있었다.

동영상을 살펴보면 골프 카트를 탄 트럼프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깃발과 팻말을 들고 일종의 퍼레이드를 하면서 ‘화이트 파워’라고 외치고 있다. 이는 백인의 권력을 뜻하는 것으로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시위에 자주 등장하는 구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을 리트윗하면서 “빌리지스의 위대한 주민들에게 감사한다”면서 “곧 만납시다!”라고 적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를 두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은 CNN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영상을) 리트윗하지 말았어야 했다. 영상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관련 리트윗 게시물은 오전 11시쯤 사라졌다.

이와 관련해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빌리지스의 열성적 팬”이라면서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의 구호’를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가 영상을 실제로 보고 리트윗을 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화이트 파워’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올렸다가 논란을 우려해 삭제했을 수도 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의 와중에도 연이틀 골프를 즐겼다. 그는 리트윗한 글을 삭제하기 1시간 전에 골프장으로 이동해 4시간 가량 운동한 후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