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성오] 1990년대 후반 패키지 게임에서 흥행을 거둔 ‘미소녀’ 콘텐츠와 기계적 의미가 담겨진 ‘메카닉(mechanic)’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게임 시장이 모바일로 중심축을 옮겨가면서 미소녀 콘텐츠는 일러스트를 활용해 '카드 트레이딩 게임(TCG)' 장르로 개발돼 왔다. 그러나 액션과 육성 위주의 '역할수행게임(RPG)' 분야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존재감이 한층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메카닉 게임의 경우 강력한 IP를 보유하고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강력한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로봇을 중심으로 격투를 벌이는 메카닉 게임은 액션이 다른 장르보다 다소 투박하게 표현됨과 동시에 커스터마이징(꾸미기)을 세부적으로 구현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로봇에 한정된 캐릭터 때문에 유저 수집욕을 자극하는 것마저 타 장르보다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 왼쪽부터 시계 방향순으로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 여신의 키스, 사쿠라대전: 전설의 시작. 각사 제공

모바일 게임 흥행 요소에서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던 두 장르는 최근 퓨전형 RPG로 출시돼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소녀 메카닉을 주제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관련 콘텐츠가 새롭게 조명받는 모습이다.

미소녀와 로봇이 만나면서 액션은 강력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갖추게 됐고 수집 범위 폭도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사, 아처, 마법사, 몬스터 등 기존 RPG 요소를 배제하는 한편 미소녀가 로봇에 탑승해 전투를 벌이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日 콘솔게임 원작 사쿠라대전, 모바일로 부활

스노우파이프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사쿠라대전: 전설의 시작’은 1996년 일본 게임사 세가(SEGA)가 출시한 게임이 원작이다.

일본에서 TV 애니메이션은 물론 뮤지컬 등으로도 기획되며 큰 인기를 끈 작품으로 2005년 ‘사쿠라대전V: 안녕히, 사랑하는 사람이여’가 마지막 타이틀이 됐다.

▲ 사쿠라대전: 전설의 시작. 스노우파이프 제공

이처럼 일본에서 큰 흥행을 거둔 사쿠라대전 IP로 개발된 이 게임은 네이버 앱스토어에서 선출시 된 이후 지난달 29일부터 구글플레이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사쿠라대전: 전설의 시작을 서비스하는 스노우파이프는 원작 판권을 가진 레드(RED) 엔터테인먼트와 IP 계약을 통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은 각각의 광무(로봇 혹은 병기)에 탑승한 화격단 대원들이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적들을 물리치며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전략형 턴제 RPG로 구성돼 있다. 사쿠라대전부터 사쿠라대전V까지 모든 캐릭터가 총 출동해 원작의 감성을 재현한다고 스노우파이프는 설명했다. 21명의 미소녀 대원들의 일본 원작 성우 음성도 적용돼 있다.

▲ 사쿠라대전: 전설의 시작 게임 화면. 스노우파이프 제공

기본 시나리오 외에 이색 던전도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의 팀과 같은 적과 싸우는 ‘환영의 종착역’을 비롯해 보스 몬스터를 무찌르는 ‘지옥의 화산섬’, 끊임없이 몰려드는 적을 처치하는 ‘무한의 열차’ 등 다양하다.

■ “키스로 미소녀 지휘관을 유혹해!” 여신의 키스

플레로게임즈는 미소녀 전략 RPG ‘여신의 키스’를 지난 20일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출시했다.

▲ 여신의 키스. 플레로 게임즈 제공

여신의 키스는 미소녀들이 메카닉 유닛에 탑승해 전투를 벌이며 세상을 구하는 세계관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미소녀들의 일러스트와 더불어 2D 애니메이션을 통해 특유의 생동감을 구현한다고 플레로게임즈는 설명했다.

특히 키스를 통해 적 지휘관을 회유한다는 독특한 캐릭터 영입 방식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만나는 적 지휘관들을 세뇌에서 해방시켜 아군으로 영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키스를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미소녀 게임의 특성도 다양하게 반영돼 있다. 수집 및 육성은 물론 캐릭터에 어울리는 코스튬을 교체할 수 있어 유저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 다양한 특성과 공격 패턴을 가진 기체에 탑승하는 방식을 통해 전략성과 함께 액션의 재미를 더했다고 플레로게임즈는 덧붙였다.

▲ 여신의 키스 게임 화면. 플레로 게임즈 제공

각 콘텐츠 별 포인트를 통해 고유의 지휘관을 얻을 수 있으며 다양한 전투 모드를 만나볼 수 있다.

상대방과 대결해 우열을 가리는 PvP 콘텐츠 ‘결투장’을 비롯해 요일마다 달라지는 ‘요일전장’, 모든 적을 물리치는 ‘섬멸전장’, 거대한 적 지취 기체를 대상으로 최대한 많은 피해를 입혀야 하는 ‘보스전’이 게임 내 구현된다.

플레로게임즈는 게임 출시를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내 애플 앱스토어 버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 M.O.E, 소녀와 풀 3D 메카닉 전투가 만났다

넥슨도 지난 20일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Master Of Eternity, M.O.E)’를 출시하면서 미소녀 메카닉 대전에 합류했다.

▲ 마스터오브이터니티. 넥슨 제공

게임명을 줄여 M.O.E(모에)로 부르는 만큼, 이 게임은 미소녀에 대한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킨 타이틀이다. 모에는 일본어로 원래 ‘싹트다’라는 뜻이지만 캐릭터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는 단어로 많이 쓰이면서 ‘미소녀화’를 대체하는 의미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M.O.E는 미소녀와 메카닉 조합을 바탕으로 미션을 해결하는 모바일 SRPG다. ‘보스공략’, ‘랭킹경쟁’, ‘PVP(Player vs. Player)’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360도 회전 카메라 각도를 활용한 ‘턴제 3D전투’로 즐길 수 있다.

▲ 마스터오브이터니티 게임 화면. 넥슨 제공

특히,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픽시(미소녀)를 수집하는 재미요소와 풀 3D로 제작된 픽시를 VR기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VR(가상현실)모드’가 특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미소녀에 대한 국내 문화적 정서는 B급으로 취급받는 등 저평가된 바 있다”면서도 “수집과 육성 코드가 대세로 떠오른 최근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미소녀 콘텐츠가 새로운 트렌드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메카닉을 통한 RPG 게임성을 보완했기 때문에 향후 동종 장르 게임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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