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케이뱅크, 업계 최초로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
카카오뱅크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中"
"올 하반기엔 기업공개 및 기존 상품 업그레이드에 총력"
케이뱅크가 업계 최초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한 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케이뱅크가 업계 최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카드를 통해 도약의 날갯짓을 펼쳤다. 이에 출범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4500만명의 회원 수를 보유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혁신성, 서민금융에 집중한 결과 출범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비대면 상품만으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들이 취급액이 큰 주택담보대출로 예대율 높이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에겐 이번 케이뱅크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가 좋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케이뱅크, 업계 최초 주담대 출시…"주어진 환경에 최적 상품"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해결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확충 문제를 해결한 케이뱅크는 하반기에 업계 최초로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업계 최저 수준인 연 최저 1.64% 금리를 앞세워 대출 신청부터 입금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기존 아파트 담보 대출이 있는 고객이라면 최대 5억원까지 대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생활 자금 용도의 아파트 담보대출은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은 "인터넷은행 환경에서 최적의 상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규 취급이 아닌 대환을 중심으로 진행돼 자본금 부담이 덜하고, 주택 가운데 비교적 거래가 표준화돼 있는 아파트만 취급한다는 점, 그리고 근저당 설정 등 대출 과정이 전자화돼 비대면으로 구현하기 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은행에서 주력하는 개인대출과 비교해 주택담보대출은 취급액이 크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은 상품"이라며 "케이뱅크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에 업그레이드된 기존 상품 출시와 기업공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연합뉴스 제공

◆ '고속 성장' 카카오뱅크, 주담대로 방점 찍을까?

케이뱅크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그간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2분기 순이익 268억원, 상반기 누적으로는 453억원이다. 2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30억원)보다 793.3%,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96억원) 대비 371.9% 각각 늘어난 수치다. 

모바일 앱 이용자 수 역시 1173만명(6월 기준)으로 지난해 5월 이후 국내 은행권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6월말 기준으로 계좌 개설 고객 역시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44.3% 수준이 1134명으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코로나 19에 따른 디지털 커넥트 확산으로 50대 이상 신규 고객이 늘어나며 이용층이 넓어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모바일앱 이용자 증가와 계좌개설 신규고객 확대 등으로 카카오뱅크의 주요 상품·서비스의 이용자 수및 이용 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자산규모도 커지고 있다. 6월말 기준 자산규모는 2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원 증가했다.

단기간에 급성장을 일궈낸 카카오뱅크지만 가계 대출로는 한계도 분명하다. 케이뱅크가 제한적이지만 주택담보대출에 진출했다는 것은 인터넷은행만의 한계를 허물었다는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계에서도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한다면 시장 내 입지는 상상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디지털이 화두인 가운데 카카오 플랫폼을 무기로 비대면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규모가 큰 주택담보대출 시장까지 진출한다면 시중은행에는 분명 위협 대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여신쪽 상품에 대해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서는 구제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상품을 내놓으려면 비대면 프로세스를 기획하고 구축해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을뿐더러 사업 자본금과 사업 밸런스(균형) 등 여러 방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프로세스, 당국 규제 그리고 업계 처음으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실시하는 케이뱅크의 행보 등을 종합적으로 예의주시하면서 상품을 구체화하겠다는 심산이다. 

업계에서도 기존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에 진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관련 정책이 까다롭고 복잡할뿐더러 수시로 바뀌다 보니 검증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더군다나, 주택담보대출은 취급액이 높다 보니 비대면 방식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당장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기보다는 잘하고 있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하반기에는 주택담보대출 등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보다는 기존 상품을 개선해 출시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 확충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위한 실무적인 준비에 나설 예정"이라며 "모바일에서 완결된 금융서비스를 통해 금융 소비자들의 편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은 기업공개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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