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식재료 및 용기까지 국산화에 박차... 소비자 '외면할까'에 노심초사
연합뉴스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지난 1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식탁 위 풍경이 바뀌고 있다. 바다 건너 넘어온 일본산 원료에 반감을 가지는 소비자가 늘자 업계는 대체재를 찾거나 국내로 눈을 돌리며 국산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장기간 지속된 ‘NO재팬’ 운동으로 제품 원료는 물론 포장재 등에서 대대적 일본 지우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일본산 원료를 사용한 '식품 불매 리스트'가 만들어 지거나, 제품의 바코드를 인식하면 일본제품 여부를 알 수 있는 앱이 등장하는 등 소비자들 사이 ‘일본산 거르기’가 탄력을 받자 식품업계는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해 제품 이미지는 물론 소비자들과의 신뢰 회복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 햇반에 들어가는 단 0.1%의 일본산 미강추출물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자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오는 10월부터 햇반 전체 물량에 국산 미강추출물을 100% 적용할 계획이다.

미강추출물은 쌀겨에서 뽑아낸 식품 원료로, 밥의 맛과 향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햇반은 99.9% 국산 쌀과 물로 만들어지는 제품으로 그간 일본산 미강추출물 0.1%를 사용했다. 국내에서 미강추출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가 희소했고,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앞서간 일본산을 수입, 적용해 사용했다.

그러다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CJ제일제당은 ‘탈일본’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수년간 국내 미강추출물 업체를 모색했고, 끝내 제품 완성도를 위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에 돌입하기로 했다. 그 결과 지난해 햇반 전용 국산 미강추출물 기술 개발을 완료했고, 일부 제품에 시범 적용해 검증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일본산 향료, 포장재들 사용한 업체들도 국산화 작업에 한창이다. 매일유업은 가공유 제품 가운데 일본산 향 관련 제품을 모두 국산으로 교체했고,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일본에서 완제품 형태로 들어오는 제품의 수입을 중단한 바 있다. 오뚜기는 ‘오뚜기밥’에 사용됐던 일본산 용기를 국산으로 대체했고, 동원F&B의 경우 일본산 산소 흡수제를 모두 국산으로 변경했다.

업계는 ‘NO재팬’으로 촉발된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나 한번 소비자의 장바구니를 벗어난 제품의 경우 호감과 신뢰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입맥주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아사히맥주의 몰락이 대표적 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 품목별 소매점 매출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사히 맥주의 국내 판매량은 1년 전인 2018년 4분기와 비교해 무려 95%나 내려앉았다.

더불어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아사히맥주를 포함해 올해 1~5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 쪼그라들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먹고 마시는 식음료 제품의 경우 안전성 등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을 수밖에 없어 업체와 소비자 사이 신뢰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이제 일본제품 불매가 하나의 소비 습관으로 굳어지기도 해 업체들의 국산화 노력 등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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