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생 이보미(왼쪽)와 2000년생 박현경.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박세리 키즈’로 불리는 여자골프 황금세대 1988년생들과 최근 국내 투어를 지배하고 있는 2000년생들이 정면 대결을 벌인다.

14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포천의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ㆍ6525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총상금 7억 원)이 그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이 대회는 2020시즌 KLPGA 투어의 반환점이다.

우승 상금은 1억4000만 원이다. 무엇보다 우승을 향한 경쟁 구도가 흥미롭다. 30대인 해외파 전설들과 갓 스무 살이 된 국내파 샛별들의 대결이 펼쳐진다.

1988년생 선봉은 한미일 투어 통산 58승을 챙긴 ‘전설’ 신지애가 선다. 국내 무대에서 21승을 기록한 그가 KLPGA 투어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건 지난 2018년 9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2년 만이다. 그는 "부담 반 설렘 반이지만 시즌 준비를 열심히 해왔다. 최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비 피해로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계시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희망과 힘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코스와 관련해선 “한 차례 돌아본 적이 있는데 멋진 전망이 인상적이었다. 코스는 흐름이 확실했고, 티잉 구역부터 그린까지 자연스럽게 흐르는 듯한 이미지였다. 그 흐름을 잘 탄다면 좋은 샷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지애는 최근 KLPGA 투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그는 “선수들의 체력과 체격 조건이 점차 좋아지면서 강한 스윙과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훌륭한 선수들이 끊임없이 올라오니, 선배로서 그들에게 모범과 좋은 영향력을 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욱 강해진다”고 언급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21승의 이보미와 한일 무대 통산 15승의 김하늘 등도 1988년생 우승에 힘을 보탠다.

2000년생의 대표 주자는 박현경과 임희정, 조아연이다. 특히 박현경과 임희정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박현경은 유일한 시즌 다승(2승) 선수다. 그는 투어 재개 이후 첫 대회였던 5월 KLPGA 챔피언십과 7월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 4억5447만7500원을 획득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임희정은 우승은 없지만 각 부문 타이틀 1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강자다. 그는 대상 포인트(206점)와 상금(3억8796만6095원), 평균최저타수(69.3438타)에서 모두 3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 다소 주춤하던 조아연은 지난달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6위로 선전하면서 지난해 신인왕의 기세를 다시 회복하려 하고 있다.

1988년생과 2000년생 그룹에 속하진 않지만 ‘디펜딩 챔피언’인 1998년생 박민지와 2001년생 유해란도 우승에 출사표를 내던졌다. 박민지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타이틀 방어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값진 기회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싶다”며 “체력적으론 나쁘지 않은 상태다. 최근에 샷은 안정적인데 퍼트가 잘 안 떨어져서 이에 중점을 두고 대회 준비를 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대회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른 유해란은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 생각한다. 컨디션이 다소 떨어졌지만, 관리를 잘해서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감 있는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들 외에 시즌 1승을 기록한 김민선(25), 김지영(24) 등도 우승 경쟁에 가세한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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