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실무진과 다각적 교류 '눈길'…"행복한 포천 만들기에 앞장설 것"
[한스경제=마재완 기자] 의장(議長)은 회의를 주재하고 해당 회의 집행부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가깝게는 가족회의부터 멀리는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까지,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있는 이상 회의는 그리 생소한 경험이 아니다. 동시에 집단의 의사를 ‘단일화’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임할 수 없는 행위이기도 하다.
2020년 7월부터 하반기 포천시의회를 이끌고 있는 손세화 포천시의회 의장도 이러한 무게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젊은 여성’이라는 편견을 타파, 포천시민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손 의장의 폭넓은 의정 활동은 '광폭행보'라 불리울 만한 바, 기록적인 폭우도 막아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스경제는 13일 손세화 포천시의장을 만나 포천시에 대한 애정과 비전을 들어볼 수 있었다. [편집자주]
젊은 사람이라는 색안경, 한 발 더 뛰면 돼
손세화 포천시의회 의장은 1985년 경기도 포천 출생이다. 올해 35세로 인구 약 15만의 포천시의회를 이끄는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경기도 최연소 여성의장, '포천시 최초 여성의장' 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많아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젊고 활발한 이미지를 통해 자신만의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손 의장은 "젊음과 여성이라는 점이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로 부각되는 것 같다"며 "경험 부족을 걱정하는 시선도 많았지만 시의원으로 활동했던 지난 2년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먼저 다가가는 등 적극적인 소통으로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한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손 의장은 지난 2018년 7월 포천시의원 당선으로 정치판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앙대학교 법대를 졸업해 여러 가지 일을 하다보니 정치와 연이 닿았고 결국 지난 6월 7표 중 4표를 받으며 후반기 포천시의회 시의장으로 선출됐다.
시의원으로 활동할 때부터 '젊은 여성 정치인'이라는 꼬리표를 벗어나고자 노력한 손 의장은 투명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의장실에는 소파 대신 회의용 책상을 놓고 더 많은 사람과 소통 기회를 갖고자 노력 중이다. 또 평상시에도 운동화를 즐겨 신는 등 '의장'이라는 직함이 주는 권위보다는 책임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평소에도 SNS를 통해 시민, 행정실무진 등 다양한 이들과 교류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시의원 때부터 단순히 방문 날짜와 장소를 통보하는 형식적 소통은 지양하려고 노력했다"며 "내가 해당 장소에 가서 무슨 이야기를 들었고 사후처리 진행은 어떻게 될 것인지 담당자 번호까지 공개해 상세하게 공유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손 의장은 특별히 비공개가 필요한 내용이 아니면 시에서 진행되는 사업 현황이나 의정 활동 등 여러 가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문서도 대국민 공개, 비공개 등 공개 범위가 다양해 공개해도 무방하다면 시민과의 투명한 소통을 위해 알려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정치 선배님들과 비교하면 경험이 부족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 공개를 통해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중"이라고 소신을 내비쳤다.
스스럼없이 모두와 어울리는 손 의장의 성격은 시의장 당선 후에도 다양한 교류의 장 마련의 기틀이 됐다. 최근에는 지난 1년간 지속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현장업무 담당 실무진과 직접 소통의 장을 마련키도 했다.
손 의장은 "식사를 하던 도중 현장 실무진 중 한 분이 지난 2년간 제대로 된 회식을 못했는데 고맙다고 말씀하셔서 굉장히 의미있었다"며 "비록 정치 경험은 적을 수 있으나 시정에 보다 세심하게 신경쓰는 방법으로 포천시 발전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현장을 잘 알고 있는 주무관 등 행정실무진과의 소통 중요성을 언급하며 '소통의 정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소통을 위한 다각적 노력 눈길
손 의장은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의정 활동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과 네이버 밴드 등을 적극 활용하는 그는 시민과 행정실무진을 이어주는 ‘실시간 시의장’으로 유명하다. SNS 사용에 익숙하지 않던 포천시청의 국·과장급 직원들도 이제는 먼저 계정을 만들어 일상까지 공유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손 의장은 "SNS 개설 직후 100명이 가입할 만큼 호응이 굉장히 좋아서 저도 놀랐다"며 "최근에는 행정 실무 일선에서 고생해주시는 여러 공무원분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가지 소통 채널을 운영하다보니 좀 더 빠른 소통을 위해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도 구매했다"며 "최대한 실시간으로 답변하려고 노력한다. 피곤할 때도 있지만 투명한 소통을 통해 시민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어보였다.
손 의장은 포천시를 지나는 한탄강을 비롯해 주변 지형과 지역별 동향을 미리 파악해 세심하게 챙기고 있기도 했다. 보다 생생한 소통을 위한 준비는 필수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갑작스러운 폭우가 잦아서 산사태 위험도 높아지고 강 근처 피해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기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천 발전을 위한 청사진
손 의장은 당선 때 받은 것이라며 의장실에 놓인 액자를 들어보였다. 서예학원을 운영 중인 한 시민이 주었다는 작품에는 ‘눈 덮인 길을 걸어갈 때는 아무렇게나 걷지 말라.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뒷사람의 귀감이 되리니’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손 의장은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자 가슴에 새겨두는 말"이라며 "시민들이 믿고 지지해주는 만큼 포천의 미래를 위해서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손 의장은 지역 활성화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특히 포천시 7호선 연장과 유입인구 증대 등 전분야에 걸쳐 높은 시정 이해도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 중임을 언급했다.
손 의장은 "서울 도봉산부터 양주를 거쳐 포천까지 이어지는 7호선 연장은 최근 예산 증액도 되고 최대한 빨리 이어질 수 있게 노력 중"이라며 "높아진 접근성을 바탕으로 포천시 이미지 자체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을 당한 점에 대해서 손 의장은 오히려 포천시를 위해 더 많이 움직일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자신감을 내비쳤다.
후반기 의장 선거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당시 시의원이자 시의장 후보였던 손 의장은 동료 의원과 당을 향해 따끔한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해당(害黨)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제명이 진행된 상태.
손 의장은 "과정이 공정치 않다면 그건 옳지 못한 것"이라며 "처음엔 당론을 따를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 소신대로 진행했고 오히려 자정작용의 신호탄이 돼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선거 전후로 이러한 과정이 시민들에게도 알려지면서 손 의장은 오히려 지지도가 한껏 상승하기도 했다. 사실을 알게된 포천시민들은 '통쾌하다'는 반응도 보였다고 알려졌다.
인간 손세화, 행복한 포천
포천시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고, 서울에서 학업을 마친 뒤 다시 포천으로 돌아왔다는 손 의장은 '행복한 포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그 과정에, 손 의장의 명함 첫 줄에는 '사진관 딸'이라는 친근한 이력이 강조돼있을 만큼 포천 지역사회가 큰 힘이 됐다.
그는 "처음에는 결혼 전까지 부모님과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며 "그런데 부모님께 포천이 뭐가 좋으냐고 여쭤보니 그냥 자연이 보이고 소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서 좋다고 하시더라. 그 말을 듣고 포천을 위해 무언가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 같다"고 회상했다.
포천 시의원을 거쳐 의장직을 수행하는 지금은 오히려 어떤 직책이 아닌 ‘인간 손세화’로 포천에 남고싶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말했다. 단순히 태어난 곳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지금 처한 상황에서 포천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보겠다는 것이다.
손 의장은 "내가 살고싶은 포천을 만들면 시민들도 좋아해주실 거라고 믿는다"며 "수도권 핵심도시이자 시민이 행복한 포천이 될 수 있게 임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재완 기자 jwm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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