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은 느슨한 방역조치를 시행 중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마재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스웨덴에서 상반기 사망자가 최대치를 나타냈다. 최근 151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당국은 상반기 사망자가 5만140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869년 상반기 대기근 등의 영향으로 5만5431명이 숨진 이후 151년 만에 최대를 보인 것이다. 다만 스웨덴 전체 인구는 당시 410만명이었고, 현재는 1030만 명에 달해 전체 인구 대비 사망률은 낮아졌다.

올 상반기 사망자 중 코로나19에 따른 것으로 확인된 이들은 약 45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사망자는 최근 5년 평균보다 10% 증가했다고 통계 당국은 설명했다.

스웨덴은 대다수의 유럽 국가와 달리 코로나19 대응에 '집단면역'이라는 느슨한 방역조치를 취했다.

엄격한 봉쇄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자발적 수단을 적용했고 학교와 영업장도 폐쇄하지 않았다.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한 주변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는 현재 누적 코로나 사망자가 262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스웨덴의 느슨한 방역은 집단면역에 대한 보건당국의 집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집단면역은 많은 개체가 면역력을 지녀 전염병의 확산이 억제되면서 면역이 없는 개체들도 간접적으로 보호를 받는 상태를 말한다.

항체 보유율이 60% 이상에 이르면 집단면역 효과가 있다고 보지만 코로나19 사태에서는 그런 상태에 도달한 곳이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을 비롯한 보건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을 목표로 삼는 것은 사실상 방역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취약한 이들의 많은 희생을 고려할 때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스웨덴에서는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감염병 학자가 집단면역을 위해서라면 노인들의 피해를 일부 감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폭로돼 논란이 일고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은 지난 3월 핀란드 보건복지부 소속 전문가와의 이메일에서 "집단면역을 빨리 얻기 위해 학교를 개방해 놓는 게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은 실제로 학교를 폐쇄하지 않았고 코로나19 사망자 중에는 노령층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 스웨덴의 누적 확진자는 8만5400여명, 누적 사망자는 약 58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마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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